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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이 Nov 10. 2021

본명 같은 필명

사랑하는 나의 새 이름


정확히 언제부터 필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지는   없다. 나는  이름이 좋고, 네이밍 센스가 없다(가장 싫어하는 것이 조별로 이름 짓고 구호 만드는 활동이다. 가뜩이나 못하는데 조원들이 의욕 이 굴면 더더욱 싫다).  에세이를 전자책으로  때도 필명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다음  출간 계획없었기에 당연하게 본명을 썼다.


반드시 필명을 갖고 말겠다는 욕심은 없었으나 입에  붙고 기억하기도 좋은 이름을 가진 작가들을 부러워하기는 했다. 신기하게도 유명 작가들의 이름은 유난히 작가스럽고 소설 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세랑, 초엽, 상영,  ).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원래 , 런 마음을 따라 자연스레  글을 누군가 좋게 봐줬으면 하는 욕심도 생겼는데, 알게 모르게 예쁜 작가명에까지 욕심이 있었나 보다.


처음으로 필명을   것은 짤막한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는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할 때였다.  끄트머리에 수줍게 ‘정재이라고 적어 냈다. 친한 지인이 나랑 식사를 한 뒤 SNS J 밥을 먹었다고  것이 출발점이었다. 레트로 느낌도 나고, 노래에도 편지에도 ‘J에게라는 근사한 제목이 있지 않나별명으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저기에 나를 ‘J’라고만 소개하거나 쓰기에는 어딘가 아쉬워서 J ‘제이라고  봤다. 여전히 괜찮긴 한데 알파벳을 병기한 것이 너무 티가 나서 모음을 뒤집어 ‘재이라고  봤다.  다음에는 성을 붙여 봤다. 정재이’. 괜찮네.


알파벳 소리를 한국어로 둔갑시킨  SNS 계정이름을 바꾸어 적었더 여기저기서 개명을 했냐고 묻는다.  질문을 여러  받아서 진짜 개명할까도 싶었다. 요즘은 어느 플랫폼이든 닉네임을 쓰는 란이 있는데 나는  부분도 부담스러워서 한참을 생각하곤 한다. TV 속의 유쾌하고 귀엽고 러블리한 드라마 주인공처럼 되고 싶어 공란으로 넘길  없는  에 종종 ‘연블리라고 썼었는데, 이제 나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색다른 존재가 되었기에 닉네임 칸에 ‘재이타민 적고 있다(영어 비타민의 발음 ‘바이타민 앞글자만 바꾼 것이다). 나는 정말로 네이밍 센스가 없는데,  이름이 알아서 찰떡같이 여기저기  붙어 준다. 느낌이 좋다. 재이를  이름으로 하길 잘했다.



지난봄,  작업물 표지에 이름  자를 넣어 책으로 만들고 엄마에게 가져다주니  이름은 누가 지었냐 묻는다.


내가 지었는데.’

세상에, 잘도 지었네. 기억하기도 쉽고. 예쁘네~’



https://m.blog.naver.com/kk646/22229470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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