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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이 Jan 29. 2022

글쓰기라는 이상한 존재


작년  , 번역과 창작을 동시에 하며 1년을 보냈다.  삶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간이었다. 최고로 버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창작도 제작도 잠시 손에서 모두 내려놓고 지낸 지 어언 한 달(이곳에 글을 남기지 못했을 뿐, 글쓰기와 거리두기를 한 지는 정말로 약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대뜸 이런 정의를 내렸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버거운 일이다.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은 힘에 겨운 행위이고 즐거움보다는 고뇌를 수반하며 마음을 세워주기도 하지만 때론 한없이 무너뜨리기도 한다. 좋아하지만, 버겁다. 그런데 잠시 그 버거운 일로부터 물리적인 거리를 두고 있다 보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는 것처럼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 사건들을 기록해 봐.

그렇게 글로 엮는 것은 어때?

'시작'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뷰집을 만드는 건 어떨까?

이런 이야기를 써 보고 싶지 않아?

허구의 세계를 창조해 는 건 어때?



글쓰기란 것은 약간의 공백 이상은 견디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나는 결국  수밖에 없는 인간이란 사실을 글쓰기의 탓으로 위장하고 싶은 걸까. 창작의 어려움에 몸부림쳤으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는  보면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란  몸소심지어 여러 체험했으면서도 차근히 필요한 짐들을 꾸리고 있는  보면,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쯤 되면 글쓰기라는 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의 실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이 내게 찾아와 손을 움직이게 하는 것만 같다. 마음속에 뭉쳐 있는  상념들을 손가락 끝을 통해 모두 끄집어 내자고 부추기는 것만 같다. 내가 추구하는 존재인 동시에 내게 다가와 주는 존재 같다.


대뜸 다시 정의해 본다. 글쓰기란 되게 이상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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