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위로를 건넨 노래는 무엇인가요?
*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캄캄한 우주 속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아서
눈을 깜빡이는
넌 아주 아름답단다
평소처럼 조용한 새벽에 일을 하던 중, 무게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사도 가사지만, 나 한 명에게만 개인적으로 건네는 음성메시지처럼 느껴져 촉촉하게 발라둔 아이크림이 무색하게 눈물이 자꾸 났다. 그날은 일을 하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소리 공격(?)에 결국 대책 없이 울었다.
가끔은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보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듣는 일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그러려면 나도 소리 내어 부르고 싶은 욕심을 지긋하게 눌러 삭혀야 한다. TV 음악 프로그램 속 관중이 노래를 듣고 눈물 흘리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듣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조금씩 체감한 이후부터 그저 듣고만 앉아 있던 저 사람들이 감동에 사로잡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때론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언을 건넸던 사람보다 가만히 앉아 들어주기만 했던 사람의 묵직함이 그립고 고마울 때가 많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내 목소리를 입히려 드는 일은 많지만, 그 목소리의 떨림과 깊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적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오늘은 플레이리스트에 저장된 노래를 재생하며 최대한 따라 부르지 않을 예정이다. 가끔 취미가 노래 감상이라고 말하지만, 당신도 나도 진짜로 노래를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고요하게 달빛이 드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 아무 생각 없이 듣기만 하는 일도 별일 없는 요즘에 활력을 선사하는 즐거운 일탈이 되어 줄 텐데 말이다.
*스웨덴세탁소와 최백호가 부른 <두 손, 너에게> 가사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