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목구멍에 꾸역꾸역

by 모어

형 뭐 먹을래?

나 생각 없는데.

형 먹어. 억지로라도... 아버지 편히 모시려면...


조금 전, 아버지 시신이 화장로로 들어갈 때 가족 모두가 울부짖었는데, 이제는 화장장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각자 입맛과 취향에 따라... 화장로에서 아버지 유골이 나오기 전까지 냉면 그릇을 비워야 된다. 다음 장례 절차를 지켜보려면 억지로라도 배를 채워야 돼서 목구멍에 면발을 꾸역꾸역 집어넣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 분위기는 반전에 반전이고, 아이러니다. 한 끼 굶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비빔냉면처럼 그곳에서는 이성과 감성도 뒤섞여 뒤죽박죽이 된다.”


화장로에서 아버지 유골이 나온다. 조금 전에 먹은 음식이 아직 소화도 안 되었는데 가족 모두가 다시 울부짖는다. 이제 아버지 육신은 사진과 기억 속에만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체한 듯 가슴이 먹먹해진다. 생전에 답답한 걸 싫어하셔서 한겨울에도 안방이 아닌 서늘한 거실에서 주무셨는데, 유골함 속에 담겨버렸으니...


꿈에서 나비를 보았다. 햇살이 눈부신 봄날, 나비가 꽃밭과 허공을 훨훨 날아다녔다. 아버지 분신일까? 유골함이 답답하다는 의미인지, 아무 걱정을 말라는 의미인지... 그 나비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다가도 눈물이 났다. 잠에서 깨보니 베개가 눈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정작 아버지는 무뚝뚝한 분이었는데, 이제는 그분이 꿈속에서도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 소중한 사람이 곁에서 떠나면 이성이 오히려 감성을 뒤따른다. 그 감성이 한결같지 않고 롤러코스터처럼 솟구쳤다가 내리꽂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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