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감성 영양제

by 모어


종종 그럴 때가 있다. 입에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올 때... ‘어떤 콧노래이냐’로 그날 기분을 알 수 있다.


기분이나 몸 상태가 좋으면 무의식적으로 트로트나 댄스곡을 흥얼거리지만, 정반대일 경우에는 우울한 발라드 곡을 부른다.


무의식 상태에서 청승맞게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린다'라고 흥얼거릴 때가 있고, 생뚱맞게 군가를 부를 때도 있다. 가끔 천진난만하게 동요를 부를 때도 있다.


그날은 미친 날이다.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정신 상태가 아주 극히 불안한 날이다.


트로트나 댄스곡보다 발라드 곡을 부를 때가 훨씬 더 많다. 옛 노래 가사처럼 삶이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발성 불량인데도 고음 노래만 부르는 것은 발악이 아니라, 절규다”


가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난장판이 된다. 가뜩이나 발성 불량인데 술까지 취한 상태로 고음 노래만 불러대니 노래방인지 도떼기시장인지 헷갈린다.


다음 날 목이 아파서 고생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가슴이 후련해진다. 이 치기 어린 행동을 보여주는 게 쑥스러워서 가족과 노래방에 갔을 때는 건전한 노래만 불렀다.


그 발광의 현장을 딸이 보게 되었다. 도우미들 모습도 담겼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속옷이 보일 듯 말듯한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친구가 카카오 톡으로 보낸 영상을 바로 삭제했다. 다행히 딸은 관심이 없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힘들고, 지치고, 우울할 때도 흥겨운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까?



-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삶에 지친 나를 다독여주는 생활의 ‘감성 영양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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