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지나간 내일

by 모어

선배 우리 직업은 10년 안에 사라지지 않는대.

나 저는 내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나 모르겠어요.


‘인공 지능’ 시대가 되었다. ‘인공 지능’이 이성적인 영역에서는 인간보다 월등해졌다. 감성적인 영역에서도 월등해질까? 그날이 오면 인간과 ‘인공 지능’ 로봇은 어떻게 구분할까? 혹시 ‘인공 지능’ 로봇이 ‘갑’이 되고, 인간이 ‘을’이 되는 건 아닐까? 그런데 ‘인공 지능’ 로봇이 감성적인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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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지금 우리 모습이 ‘인공 지능’ 로봇처럼 보인다.”


다들 ‘감성이 메말라가는 시대’라고 한다. 감성이 메마르다보니 세상은 점점 각박해진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서 이성만을 중시한다. ‘감성 리더십’이나 ‘감성 마케팅’이라는 말을 자주 보고, 듣지만 여전히 감성은 멀게만 느껴진다. 허기진 배를 채우듯 메말라버린 감성을 충만시키는 것도 각자 몫이다. 그 정도로 우리 사회는 감성에 무관심하다. 감성을 한가한 감정쯤으로 여겨버린다. 무표정한 얼굴로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모습이 ‘인공 지능’ 로봇처럼 보인다.


갑자기 일이 없어졌다. 10년 안에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라고 했는데, 그 10년이 나에게는 벌써 다가왔다. 새로운 일을 다시 찾아야 되는데, 한숨만 짙어진다. 당장 먹고 살기도 벅차다보니 감성 따위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인공 지능’ 로봇이 감성적인 영역에서도 인간보다 월등해지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기술이 그만큼 발전해서가 아니라, 우리 감성이 그만큼 무뎌졌기 때문이 아닐까?


- 어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고, 오늘이 며칠인지도 가물가물하다. 날짜 기입란에 내일 날짜를 써버렸다. 고장이 나면 폐기되더라도 당장은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인공 지능’ 로봇이 차라리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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