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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정 Jul 12. 2021

악기교육은 언제 시작하나요?

<그로잉맘 함께육아 4>

 악기교육은 커다란 범주의 음악교육 안에 속해요. 음악교육은 일상의 소리를 의미 있게 듣고 전반적인 음악 개념을 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에요. 반면, 악기교육은 특정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필요한 음악기호를 익힌 뒤, 악보를 읽고, 올바른 기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랍니다. 

 

 음악을 언어로 비유하자면 음악교육은 모국어 학습과정의 듣기, 말하기의 과정을 닮았고, 악기교육은 읽기, 쓰기의 과정을 닮았어요. 따라서 많은 분들이 악기교육은 실제 모국어를 어느 정도 읽고 쓸 수 있는 나이, 즉 만 6-7세 전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특정 연령이 악기교육의 적기를 대표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어요.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내 아이의 학습 적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답니다. 지금부터 효과적인 악기교육을 시작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정신적, 신체적 준비사항을 살펴보면서 내 아이에게 꼭 맞는 악기교육 적기를 예측해 보시길 바라요. 

 

1) 음악기호를 이해하기 위해서

 

 음악은 음과 음 사이의 간격(길이/높낮이/조화로움 등)을 주축으로 하는 추상적인 개념 중 하나예요. 그렇기에 음악기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각화하여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답니다. 이 능력이 필요한 또 다른 때는 추상적인 시간을 시각화한 시계를 보고 읽어야 할 때에요. 아이가 “엄마, 나 30분이 아니라 35분까지 더 놀래. 제발!”이라고 빈번히 요구하기 시작한다면 악기교육에 필요한 능력(추상적인 것의 시각화)이 잘 자라나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2) 악보 읽기를 위해서

 

 악보 읽기는 음악기호들 사이의 의미를 빠르게 비교하고, 유기적으로 인지하는 것을 의미해요. 이 과정은 특정 정보가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가능하답니다. 기억력의 확장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랜덤 하고 무의미하게 여겼던 것들을 패턴으로 그룹 짓고, 이를 의미 있는 단위로 엮어 나가요. 따라서 많은 양의 정보를 더 오랜 기간 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된답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지난주에 배운 것을 바로 까먹지 않는 상황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것이죠. 

 

 아이가 ”친구 것은 크고 내 것은 작네. 나 큰 거 먹을래!”하며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을 비교하고 대조하는 것에 익숙해질 때, “저 장난감은 3단 변신이 되고 이 장난감은 변신하지 않는단 말이야!”하며 엄청난 길이의 이름이 붙여진 새로운 장난감을 사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때, 아이는 이미 악기교육을 시작할 정신적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보입니다.     

   

3) 올바른 기법으로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서

 

 올바른 기법(Technique)으로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해요. 눈을 악보에 고정시키고, 음악기호를 해독한 뒤, 고정박에 맞춰 올바른 자세로 연주하는 것은 고난도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기 때문이에요. 효과적인 악기교육을 시작하는 아이들은 최소 10분 이상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할 수 있고, 반복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요. 또한 적정 수준의 도전이 주어지는 경우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과정을 통해 나아가는 모습도 보여준답니다.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도전일 경우 집중력이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때 아이들의 정신적 발달뿐만 아니라 신체적 발달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우선, 신체적으로 준비된 아이들은 포크, 젓가락, 숟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단단한 손가락 힘을 뽐내요. 또 바른 자세를 지탱해줄 단단한 코어 근육이 생겨나 혼자서 물 뚜껑을 비틀어 열 수도 있어요. 걷고, 달리고, 놀이터에서 뛰놀며 몸의 균형감각도 익혀가고요. 하지만, 또래에 비해 신체적 발달이 빠른 아이라 하더라도 너무 이른 시기에 악기 연주를 시작하는 경우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제작된 악기의 사이즈 때문에 신체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답니다. 주의하셔야 해요.

 

 마지막으로 악기교육의 적기를 이야기할 때 아이의 준비뿐만 아니라 양육자의 준비도 빠질 수 없어요. 아이의 컨디션을 고려한 연습시간 확보가 가능한지 미리 체크하고, 아이가 배움을 꾸준하고 즐겁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아이와 잘 맞는 지도 선생님을 찾아 긴밀한 사전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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