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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경 Jan 13. 2024

건강한 내부 경쟁이 가능할까?

결정된 사항을 투명하게 공표하기

결정된 사항을 투명하게 공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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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성장하길 바랐는데,
오히려 조직에 큰 상처만 남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했어야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아래 사항들이 지켜졌다면 어땠을까요?


경쟁 구도가 발생할 때, 경쟁에 참여할 당사자들 모두 인지할 수 있도록 공표하기


 '내부 경쟁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당사자 모두가 인지하지 못하면, 그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 대비하는 일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것이 자연발생적인 경쟁 구도이든 의도된 경쟁 구도이든 당사자들에게 조직간의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파악하고, 최상위 조직장과 경쟁의 대상이 되는 조직의 조직장, 그리고 해당 조직의 구성원들이 모두 그 사실을 동기화해야 그 다음 액션들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부 인력간의 경쟁을 발생시키는 상사, 또는 그러한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악역처럼 비추어질까봐, 혹은 내부 경쟁 구도의 등장에 대한 조직원들의 당장의 반발심을 걱정하여


"1명의 관리자당 관리할 인원수가 너무 많아져서 조직을 나눈 것 뿐이지 경쟁 구도를 만들려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이야기들로 경쟁 구도의 발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후 발생한 경쟁에서 나타난 순기능을 더 증폭시키려고 하는 회사의 정책과 부작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 모두 개연성을 갖기가 어렵게 됩니다.


 발생한 경쟁에서 더 잘하는 팀에게 보상을 주는 경우 '경쟁이 아니라고 했는데 왜 보상을 줘?'라는 궁금증을 일으킬 것이고, 공식적으로는 경쟁이 아닌 상황에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회사는 이를 기업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보고 묻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 문제가 양지로 드러나지 않고 곪아버릴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이 현 시점에 필요한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내부 경쟁의 시작을 알릴 때 그 필요성에 대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부 경쟁은 구성원들의 피로도를 올리면서 전에는 없던 리스크를 만드는 일이기에, 이 정책이 조직과 구성원들 모두에게 그것들을 감수할만큼의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납득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구성원들을 설득하는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새로운 정책이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칠 지,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끼칠 지에 대한 논리를 점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경영진은 A기술과 B기술이 모두, 우리 기업의 미래를 열어줄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A기술을 우리 제품에 붙이는 것과 B기술을 우리 제품에 붙이는 것. 둘은 거의 비슷한 전문가 집단을 필요로 하기에, 두 경우 모두를 진행하는 일은 회사 입장에서도 2배의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또한 A팀 B팀에 경쟁 구도가 생겨 서로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성공가능성이 100%라고 할 수 없는 두 기술 중 1가지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저희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기술과 B기술 중 한가지에 베팅하느라 나머지 한 가지를 포기했다가, 우리가 시류를 완전히 쳐버리는 경우, 우리가 지금 2배 더 자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예상보다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될 것을 고려하고, 두 기술 모두의 가능성에 베팅해보려고 합니다."


승자가 얻을 메리트와 패자에게 적용될 안전장치를 약속하기


 이 경쟁에서 승리를 차지했을 때 어떤 보상이 있을지에 대해 명시하는 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새로 생겨난 리스크를 감수하게 만드는 메리트로서 동기부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경쟁에서 실패했을 때 추가로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은 있지만 잃게 되는 것은 없다는 안정감을 주었을 때 비로소 아군끼리의 교전이 없는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목숨이 걸린 데스 게임은 결코 친선 경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경쟁에서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주는 것은 경쟁 속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저희 경영진이 이번에 두 조직을 나누어서 보고자 하는 요소는 두 조직 리더의 리더십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지, 실무진들의 실무 능력이 어느 팀이 더 뛰어난 지가 아닙니다.

 두 조직의 리더가 모두 뛰어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것, 두 조직의 실무진들이 모두 전문가라는 사실을 저희 경영진 모두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두 기술이 우리 제품에 얼마나 더 적합한 지, 그리고 미래 산업에 더 적합한 지를 단하고자 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설령 두 조직이 모두 최선을 다해 일했음에도 어느 한 쪽이 더 부진한 결과가 나온다면, 경영진은 그 이유를 적용된 기술의 가능성이 덜했던 것으로 생각할 것이며,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의 역량 부족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타 프로젝트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의 구성원들은 그 성공 경험을 인사고과에 반영할 것이며, 성공한 프로젝트에 기여한만큼 인센티브를 받게 될 것입니다.

 타 프로젝트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팀의 인력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둔 팀으로 흡수될 것이며, 기대수익이 더욱 큰 프로젝트에 기여할 기회를 부여받을 것입니다. 흡수된 이후, 해당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에 충분히 기여할 경우, 그만큼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쟁임과 동시에 '팀플'이라는 사실을 인지시키기

 

 내부의 적을 이기는 것이, 생존을 위한 첫번째 조건이 되어버리는 순간 내전이 시작됩니다.


 따라서 경쟁을 하는 조직 모두가 결과적으로 함께 전장으로 나갈 동료라는 사실을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인지시켜주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내부 조직간의 비교 평가는 쉽습니다. 바로바로 업데이트되며 같은 기준을 두고 있기에 빠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직원들간의 승부욕을 불태우기 위해 내부팀, 내부 프로덕트간의 지표를 비교하며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를, 경쟁사와 우리 기업의 프로덕트를 비교하는 지표보다 더 많이 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직원들은 은연 중에 '시장에서의 우리 프로덕트'보다 '우리 기업 내에서 우리 프로덕트'의 위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부 구성원들끼리 서로를 이겼을 때에 대한 보상보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더 크게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직원들의 '승리'의 기준을 '아군끼리'가 아닌 '시장 안에서'로 계속해서 돌려주는 장치가 있다면, 직원들은 경쟁 속에서도 협력할 방안을 찾게 될 것입니다.


 "경쟁에서 승리한 팀에 어드벤티지를 주면서도 그렇지 못한 팀에게 또한 기회를 주려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우리 안에서의 승리에 그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마켓핏에 더 맞는 기술을 함께 찾아내는 것. 그 비교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것. 그리고 찾아낸 기술로 시장에서 승리하는 것이지, 서로를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각 팀을 평가하는 '성공'과 '부진'의 기준은 '서로보다 낫느냐'가 아니라 '경쟁사 대비 어느 정도의 진척, 성공가능성을 보이는가.'가 될 것이며, 모든 팀이 승자가 될 수도 모든 팀이 패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저희 임원진이 가장 바라는 것은, 마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금,은,동 메달을 전부 우리나라 선수들이 따는 것처럼 A,B팀의 기술이 모두 시장에서 성공하여 1,2위를 다투고 각자의 경험을 모두 성공 경험으로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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