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차

내가 그렇게 많이 먹었던 거구나

by 글쓰는 달

유지어터이자 다이어트 멘토인 동생이 내게 말해주었다. “체중을 잴 때는 체중계를 같은 장소에 두고 일정한 시간에 재는 것이 좋아. 가장 몸무게가 적게 나올 때는 잠자고 일어나서 첫 소변을 보고 난 다음이야.”


여름부터 시작된 변화에 대한 자각은 한두 달 동안 매일 운동하기로 이어졌다. 거창할 것은 없었지만 안 하던 운동을 하고 식사량을 줄였더니 그래도 체중이 늘어가던 추세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게 되었고 깃털만큼 상반기에 비해 체중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런데 동생이 알려준 대로 아침 식사 전에 몸무게를 재고 나서 식사 후 다시 재보니 정말 꽤 많은 차이가 있었다. 물론 비어 있던 위에 음식을 넣었으니 그만큼의 무게가 증가한 것도 맞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정말 이렇게 무게 차이가 나도록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구나’라는 현실 파악이 되었다.


정말 음식을 잘 먹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몇십 년 인생 중에 딱 1년 정도였는데 그때는 ‘배고픈 것’, ‘배가 고프지 않은 것’, ‘배부른 것’의 구분이 가능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배부르지 않으면 배고픔을 느꼈다. 거짓 식욕이라고도 부르는 이 녀석을 떨쳐내기가 사실 어려웠다. 식습관 개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 예민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여전히 배가 가득 차야 든든하고 걱정이 없지만 생각을 바꾸면 행동도 달라지리라 믿는다.


마지막 출산 후 거의 하지 않았던 운동을 하며 값진 경험을 했다. ‘배고프다’고 느껴본 적은 있었지만 내가 섭취한 음식을 완전히 소화시킬 만큼의 배고픔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음을 알게 되었다. 공복 상태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보니 내 안의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고 연소된 해방감이 느껴졌다. 이런 경험을 자주 해야 위가 줄어들 것 같은데 습관은 참 무섭다. 일단 똬리를 틀면 자기 방을 내주지 않으려고 하니 말이다.


그동안 내가 변비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은 음식 섭취가 많았기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음식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가장 열심히 했을 때 정말 화장실 가는 일이 어려워져서 당황했다. 그렇다. 나는 정말 많이 먹어왔던 것이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해왔지만 내가 스스로 바라본 모습보다 실제로는 정말 많이 먹어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입 속에 들어온 음식을 잘게 씹어 천천히 먹는 습관을 다시 찾고 싶다. 음식의 부피가 아닌 진정한 맛을 느끼며 먹고 싶다. 음식을 건강하고 즐겁게 먹고 싶다. 건강해지고 싶다. 매일 이렇게 생각하고 쓰고 눈으로 읽어서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자신을 포기하지 말자.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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