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차

외모 가꾸기의 딜레마

by 글쓰는 달


코코 샤넬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상대를 외모로 판단하지 마라. 그러나 명심해라. 당신은 당신의 외모로 판단될 것이다.”


사랑이 있으시지만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으시고 엄격한 규율과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좀 도덕책 같이 생각해왔던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한 것이다’라는 신념이다. 부모님께서는 늘 수수하셨고 옷이나 화장품, 장신구 대신 책을 사서 읽으시길 즐겨하셨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내게 늘 강조하셨다. “엄마가 다른건 몰라도 너네가 책 산다고 하면 빚을 내서라도 도울거야.”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우리에게 선비정신을 심어주셨다.


하지만 우스갯 소리로 사람을 만날 때 외모는 지역 예선이고 내면이 본선 심사라고 하지 않던가. 요즘 같이 바쁘게 변하는 세상에서 나의 내면을 몰라주고 소탈한 나의 차림 때문에 타인에게 차별받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미워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건 올해 상반기에 열심히 보았던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분들 중에 진심으로 노래 실력이 부족한 분은 아무도 없어서 신기했는데 그만큼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참가자들의 자기관리를 위한 노력이었다. 공연에 어울리는 외모가 되기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고 개인적으로 운동도 다니고 헤어스타일과 패션코디까지 고민하는 남자 가수들의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물론 노래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모두가 출중한 실력을 가졌기에 작은 것에도 차별성을 두기 위해 외모 관리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제까지 핑계처럼 아이들 낳고 시간과 체력,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나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것을 반성했다. 그리고 자존감과 나의 내면에 대해 귀를 기울이면서 더더욱 나의 발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엄마로서 한 사람의 일꾼으로서 내 역할을 해내는데 체력이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파봐야 나를 돌봐줄 사람은 내 집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년에 잠시 직장에 복귀했을 때, 털털하다 못해 자연인의 모습으로 다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었음을 이제서야 반성해본다. 나 역시 예쁘고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나의 꾸밈없는 외모를 상쇄시킬 만큼 아직 멋진 내면을 가꾸지 못했으면서 외모로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니 부끄러워졌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와 같은 시각을 갖기를 원했다니 지금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


어릴 때는 딱히 꾸미지 않아도 그럭저럭 호감형의 외모였지만 이제는 절대 그럴 수 없는 외형을 소유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뷰티 지식을 얻고 있고 그 중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고데기를 구입한 것이다! 내 인생에 고데기라니... 정말 내가 사놓고도 믿을 수 없지만 노력없이 정체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 차근차근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 외모로 손해보는 일은 이제 겪고 싶지 않다. 내면과 외모,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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