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이 된 지 제법 된 요즘이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달려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반짝거려서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들의 노력과 슬픔을 그저 재미있게 보는 것이 너무나도 미안해진다.
그런데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실수 때문에 탈락하는 사람들을 볼 때이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때론 한 번의 실수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가혹하게 느껴진다.
나는 종종 다른 사람들을 평가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사실 이것만큼 괴로운 순간이 없는 것 같다. 모두의 개성이 있고 다 제각각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등급을 매긴다는 것이 어쩐지 미안하고 때로는 마음이 아프다. 노력이 반드시 결과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실력이 인기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도 슬퍼지는 나이가 되어버린, 조금은 눈물이 많아진 사람이 되었다.
심사위원들이 실수를 빌미로 오디션 참가자를 떨어뜨리는 이유를 짐작해보면, 음이탈이나 가사 잊기 등 실수가 가장 객관적으로 그 무대에 몰입하기 어렵게 한 요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도전자의 노력 모두를 덮어 버릴 만큼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 참 안타깝고 슬프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 앞에서 나는 자꾸 움츠러들게 된다. 한 번의 실수가 다시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말이다.
자기 계발서가 넘쳐나게 되면서 실수나 미련에 대해 너그러워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고 우리 모두 단점과 약점이 있기에. 그런데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듬어주라던지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건 어떤지 에 대한 논의는 듣기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아까 말한 실수가 있던 참가자를 합격시키는 경우 심사위원과 방송 제작자들에게 날 선 비냔이 쏟아지는 현생을 생각하니 앞으로 세상에 다시 나가야 하는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걱정된다.
어느새 실수도 실력이라는 말이 당연시된 세상. 서로에 대한 평가 잣대가 너무나 엄격해진 2020년이 조금 슬프고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