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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고래 Apr 01. 2016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세 가지

매력적인 조합의 노력


취업, 온몸의 털을 곤두세우는 강력한 단어입니다. 그것은 '일정한 직업을 갖고 직장에 나간다'는 본연의 의미보다 '청년들의 고통', '대한민국의 숙제'등으로 더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학교를 졸업하거나, 채용시즌이 오거나, 다니던 직장을 잃었을 때, 돈이 떨어졌을 때, 그렇게 하루, 한 달, 일 년 동안 취업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하는데요. 구직강도, 구직명료성, 구직효능감입니다. 각각 어떤 의미인지 알아볼까요?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세 가지
구직강도, 구직명료성, 구직효능감



취업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환경적인 요인과 개인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요인 중 구직자를 살짝 민망하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면 아마도 '노력의 부족'이 아닐까 합니다. 그 노력의 유형 중에서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하는가'에 대한 수준을 '구직강도'라고 하는데요.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잡포털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 구직업체에 문의를 하는 것 등과 같은 직접적인 행동이 이에 해당됩니다. 구직강도가 높을수록 그 취업성과가 높아진다고 하니 더 많은 노력을 쏟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우린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노력하면 좋아진다는 말은 왠지 화딱지만 나게 할 뿐이죠.


노력하란 말좀 그만해!!!


그런 의미에서 조금 다른 접근의 방법이 있습니다. 구직명료성구직효능감을 통해 구직강도의 수준을 증가시킬 수가 있는데요. 이 두 가지 요인은 노력의 크기보다는 '어떻게, 얼마나 생각하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것도 노력인가...)


구직명료성이란 자신이 원하는 직장 또는 직업, 직무에 관한 명확한 생각을 의미합니다. 이는 구직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고 더 열정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도록 돕습니다.


구직효능감이란 구직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구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의미하는데요. 쉽게 말해 '나는 취업할 수 있다!'는 믿음의 정도입니다.


어려운 용어들을 썼지만, 위의 세 가지 요인을 좀 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실천, 목표, 자신감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중요한 것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요. 중요한 건, 구직자에게 이 세 가지 요인 간의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목표(구직명료성)가 명확하고 자신감(구직효능감)이 있으면 체계적인 실천(구직강도) 빈도가 증가하고, 실천을 많이 할수록 목표가 더 명확해집니다.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므로 취업가능성 역시 더 빠르게 증가합니다. 나아가 이 세 가지가 높은 사람은 입사 후의 직무만족 및 임금 수준도 높다고 하는데요. 모른 척하고 지나치기엔 매력적인 조합인 것 같습니다.



중·장년층의 구직강도


취업이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건 더 이상 놀라운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중·장년층은 청년들만큼 구직활동을 열정적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구직강도를 증가시키기보다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먼저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청년들에게 필요했던 '구직효능감'과 더불어 '고용몰입'이 중·장년층의 구직강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고용몰입은 ‘일을 인생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게 생각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즉 일하는 것 자체로 나의 정체성 일부가 유지되는 것이지요. 가령 높은 고용몰입을 가진 사람은 목돈이 생겨도 일을 계속 유지한다고 합니다.


중·장년층 구직자의 경우, 이미 실직으로 인한 상처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을 우선적으로 회복하는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으로 '일을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다는 의지(고용몰입)' 그리고 '취직을 할 수 있다는 믿음(구직효능감)'을 확립하고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왜 취업을 하는가


취업을 해야 하니까 합니다. 그런데 '취업' 그 녀석은, 내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던 순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막상 만나게 되면 그 노련한 수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십수 년간 배웠던 것들은 새햐앟게 사라지고, 다가올 듯 내빼는 녀석의 꼬랑지라도 잡아볼까 가랑이 찢기 바쁘죠. 저거저거, 잡기만 하면 다 끝이야. 나도 아침에 수영 갔다가 출근해서 점심엔 아메리카노, 저녁엔 취업한 친구들과 수다, 오 차장님과 곱창에 소주,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어디 끝인 적이 있었나요. 마치 테트리스 게임처럼 더 높은 난이도의 유사한 장면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때문에 그 장면에 들어가기 전에 왜 들어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구직효능감이라던가 구직명료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사람은 의외로 적습니다.


자, 취업들 합시다.


대부분 '취업'에 대해 물어보면 학벌, 스펙, 지연, 혈연,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될놈될, 바늘구멍 등 현실적인 단어를 연상하며 좌절합니다.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현실은 나만의 현실은 아닐 것입니다. 정해진 현실 속에서 나만의 공간까지 음침한 조명을 달아놓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연구 결과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밝은 조명을 달아볼 필요가 있음을.


당연한 얘기들이 참 많은데요. 쏟아지는 '맞는' 말 중에서 내 것을 남긴다는 건 평소 이상의 집중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 한 번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 그래서 나는 어떤 장면에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따져보는 겁니다.


더불어, 청년층과 중·장년층에게 공통적으로 의미 있는 요인은 '구직효능감'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고 놀랍게도 그것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은 꼭 자신만이 아닙니다. 가까운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의미죠. 구직 중인 지인이 있다면, 오늘 따뜻한 말 한 마디 어떨까요.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일한 결과가 예고 없는 퇴직이란 사실에 어깨를 늘어뜨린 부모님께,

십수 년을 쉬지 않고 올라와서는 더 좁아진 문틈을 비집고 있는 아들·딸에게,


고생 많았다고,

잘할 수 있다고.


고생 많았다.






왕고래입니다. 심리학을 전공했고 소심합니다. 사람에 대한 글을 씁니다. 어릴 적, 꿈을 적는 공간에 '좋은 기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아직 변하지 않았습니다. 


· 심리학자 다방 창업기 <심리로 봉다방>: https://brunch.co.kr/@symriro/3

· 영화 속의 심리를 찾아 <심리로 영화관>: https://brunch.co.kr/magazine/symriro1

· 소심한 이들에 대한 찬가 <소심해서 좋다>: https://brunch.co.kr/magazine/symriro10

· symriro@naver.com




참고문헌

** Kanfer, R. and C. R. Wanberg(2001), “Job Search and Employment: A Personality-Motivational Analysis and Meta-analytic Review,”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6(5), 837-855.

** 김현동, 한용석 (2012). 청년 구직자의 취업에 있어서 구직효능감과 구직강도의 중요성. 노동정책연구, 12(3), 1-24

** 안상수, 신강현, 한영석, 탁진국, 유태용, 한태영, 황종오 (2005). 중,장년층 실직자의 실직에 따른 반응과 구직활동- 남녀차이를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여성, 10(3), 375-404

** 유일, 김소라 (2013). 대학 졸업예정자의 구직강도 결정요인 연구. 한국기업연구, 20(4), 7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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