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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01. 2018

영화관으로 피서가기

                                                                                                               

아침부터 귀가 따갑도록  매미가 울어댄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여보 우리 오늘 영화 한 편 볼까?"
"그래"
우리에게 영화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시원한 영화관에 가서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 오는 것이다.
둘이 의견 일치를 본 영화가 '스카이 스크래퍼'다. 식사를 끝낸 우리는 부지런히 외출 준비를 한다.
"차 안 가져가?"
"현대백화점은 영화를 봐도 주차료를 내야 해. 그러니 우리 마을버스 타고 가자"

후끈후끈한 열기 속에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를 않는다.  짜증이 나기 시작한 남편을 나는 애써 외면한다.
택시 타고 가자고 할까?  얼른 집에 들어가 자동차 키를 가져와야 하나?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멀리서 버스가 오고 있다. 휴~~

                                                                                                                   

평일인데 백화점은 벌써 우리 같은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일찌감치 도착한 우리는 자리를 잡고 각자
 휴대폰을 꺼내어 게임을 시작한다. 와이파이 빵빵하고 시원한 이곳이야말로 정말 천국이다. 방금 식사를 하고 왔기에 팝콘을 사 먹을 생각을 안 했는데 앞 의자에 앉아 있는 두 녀석들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터구이 오징어와 콜라를 먹으며 온통 냄새를 피우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도  신경이 온통 그 오징어에 꽂혀있다.

게임에 싫증이 났는지 남편은 영화관을  휘둘러보더니 
" 주차료가 한 시간 무료에 10분당 200원이네. 그럼 버스 요금 3,600원 내고 고생하고 오느니 주차료
   내는 게 낫지"
" 아, 그렇구나..."
" 그저 헛 똑똑이라니까." 그리고도 10분 정도는 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이 상황에 오징어 사 먹자는 이야기는 꺼내보지도 못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달달한 버터구이 오징어 냄새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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