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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Nov 15. 2018

정동진의 아침

정동 심곡 바다 부채 길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너머로 점차 하늘이 붉어지며  빠끔히 얼굴을 내밀다가 순식간에 두둥실 떠오르는 해님의 모습은 언제나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바다의 일출은 광활한 바다가 배경이기에 더욱 돋보인다. 특히 카페로 운영 중인 대형 선박이 배경이 되는 정동진은 내가 늘 찾는 곳이다. 





시끌벅적하게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리고 썰렁한 바닷가에는 나와 함께 몇몇 사람만이 아쉬운 마음으로 바닷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에는  대형 모래시계가 설치되어 있다. 20여 년 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추억의 드라마다.

"나 지금 떨고 있냐?"라는 명대사와 함께 탤런트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의 모습이 스쳐간다 


모레시계

상부의 모래는 미래의 시간을, 흐르는 모래는 현재의 시간을, 원형의 모습은 떠오르는 태양을, 평행선의 기차 레일은 시간의 영원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시간을 주제로 한 유물을 볼 수 있는 기차 모양의 박물관 안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정식 개통되었다는 바다부채길로 향한다. 정동진 썬크루즈 호텔부터 심곡항 헌화로로 연결되는 해안단구 탐방로는 편도 약 2.86 킬로미터의 해안 단구로  지형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습과 같아 바다부채길이라 한다. 


선박모양의 카페가 있어 더욱 멋스럽다


특이하게 철제로 되어 있는 길


넓게 펼쳐진 맑은 동해바다에 시선을 뺏기고 있을 때 바다내음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심심치 않게 눈을 즐겁게 하는 바닷가의 바위들은 수만 년 전에 지각변동으로 생성되었다 한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맞아 뭉뚱 해진 바위들이 자연스럽게 절경을 이루고 있다. 




투구 바위

마치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한 투구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 옛날 강릉으로 넘어가는 밤재에 무서운 육발 호랑이가 살았다.  그 호랑이는 사람들과 내기 바둑을 하며 진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은 강릉에 부임하여 스님에게 "이 편지를 받은 즉시 그곳에서 떠나라"라는 편지를 써주게 되는데  육발 호랑이는 강장군임을 알아보고는 백두산으로 도망갔다 한다. 는 강원 어초 지역 전설 민속지에 나오는 이야기 속의 강 장군의 형상을 하고 있다.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친 모습을 하고 있는 부채바위에도 낭당에 모시고 있는 여 서낭 세분의 그림이 궤짝에 실려 바다에 떠내려 가는 것을 건져내어 부채바위에 안치한 노인이 그 후 만사가 형통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 후에도 이 마을 사람들은 중대한 일이 생기면 이 바위에 가서 소원을 빈다고 한다.


전망타워

어느새 심곡 매표소 근처의 전망타워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 정도 걸어온 듯하다. 길게 느껴지지 않는 상쾌한 바닷길이다.


몇 년 전 새해 첫날 동해안에 해돋이를 보러 온 적이 있다. 예상치 않은 많은 인파 속에  교통체증까지 나서 

결국은 이름 없는 해안가에 차를 세우고 떠오르는 해를 봐야 했다. 그에 비해 한가하게 만난 일출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은 해안길이 참으로 좋다. KTX 강릉선 개통로 훨씬 가까워진 정동진을 앞으로는 자주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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