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인들을 조심하세요"
계속된 내전으로 가난해진 나라 모스타르에는 유독 아이를 데리고 구걸하는 여인들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구걸하는 여인들이 말도 붙이지 못하게 단속을 하며 지나갔으나 같은 여자로서 가슴이 저려왔다. 별다른 능력 없고 연약한 여자가 아이들까지 책임지며 엄마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지역은 기독교와 동방정교가 있는 가운데 이슬람을 최종 종교로 받아들였다. 오스만이 멸망한 후 유럽에서 이질적인 이슬람의 나라 보스니아는 눈에 가시가 되고 말았다. 같은 민족이나 문화 역사 종교 등이 너무 달랐던 남 슬라브 인들로 구성된 유고슬라비아와 처음에는 친하게 지냈으나 소련의 붕괴와 함께 주변국들이 독립을 시도하자 혼란을 겪게 된다.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하려는 보스니악(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 사람들)과 크로아티아계를 공격하며 내전이 시작되었고, 세르비아 또한 같은 민족을 돕기 위해 내전에 개입하게 되자 혼돈의 도가니로 빠지게 된다. 가장 힘이 없는 보스니아는 인구 40%가 난민이 되고 같은 민족에 대한 인종 청소 수준까지 다다르자 미국이 나서 내전은 끝이 나게 된다.
올드브릿지를 건너가면 둥글고 맨질맨질해진 돌바닥이 인상적인 상점가를 만나게 된다. 수공예품을 팔고 있는 상점가에는 이슬람 복장을 한 여인도 눈에 띄었다. 내전이 있었던 곳 같지 않게 평화롭고 정감이 넘쳤다.
모스타르의 상징은 바로 이 올드 브릿지다. 오스만 제국 시절에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평가받았으나 내전으로 인하여 끊어진 후 다시 재건한 것이다. 가톨릭 마을과 이슬람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로 화해의 상징이 되었다.
더운 날씨도 아닌데 수영복 차림의 사나이가 다리 위에 있다. 사람들에게 돈을 받으면 다리 아래로 다이빙을 한다고 한다. 꾀나 높아 보이고 수심도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건만...
다이빙쇼는 끝내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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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지도를 보면 중간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영역이라 입국심사를 받게 된다. 내륙만 있는 나라라 바다로 향한 땅을 조금 내어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