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 돝섬
24년 전 황금돼지띠를 맞이하여 재물복이 많은 아이 갖기가 유행하여 낳은 딸이 어느새 대학 졸업반이다. 내년이 다시 '황금 돼지해'라 하니 왠지 내가 성년이 된 듯 뿌듯해지며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서울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옐로 크리스마스를 예측하는 가운데 떠나온 창원은 남쪽이어서인지 따스한 날씨에 쾌청한 하늘을 보여주고 있다.
우연히 찾은 창원시 마산 합포구에 황금돼지 섬이 있다! 돝섬의 돈은 돼지의 옛말로 섬 전체의 모양이 돼지를 닮아 돝섬이라 부른다.
옛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한 미희가 어느 날 갑자기 궁중을 떠나 마산 앞바다 섬에서 배회하기에 신하들이 환궁을 재촉하자 돌연 금 돼지로 변하여 무학산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후 금 돼지가 백성을 해치고 다닌다는 것을 안 임금은 금돼지를 쫒아 포위하자 한줄기 빛이 되어 섬으로 사라졌고 섬은 돼지 누운 모습으로 변해 그때부터 돝섬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후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와 괴이한 광채가 나기에 최치원 선생이 섬에 활을 쏘아 괴소리를 잠재운 이후 기우제를 지내면 영험이 있다 하여 그 풍습이 이어졌다.
라는 재미있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는 곳!
포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10여 분 들어가야 한다. 야유회라도 나온 듯 갈매기와 새우깡 놀이도 즐겨본다. 탁 트인 마산 앞바다와 마창대교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섬에 도착하여 출렁다리 쪽으로 가면 바다 꽃길, 파도소리길, 바다체험길 등의 둘레길이 이어진다. 둘레길을 걸으며 건너 도시를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군데군데 만나는 조각 작품들은 2012년 돝섬에서 창원 조각 비엔날레가 개최되었을 때 설치되었던 조각품들이다. 겨울의 문턱에서 느껴지는 스산함이 없이 잔잔한 바닷 물가 떨어진 낙엽들을 밟으며 산책하기 딱 좋다.
돝섬에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이는 곳이 두 곳이 있으니 황금돼지상이 있는 곳과 유리로 싸인 문수보살상이 있는 곳이라 한다. 실제로 이곳에 살던 주민이 많이 아파서 이곳에 문수보살을 모시고 기도한 결과 오랫동안 장수하였다 하여 지금도 그 후손들이 찾아와 기도를 하는 곳이다.
둘레길 한 바퀴 돌면 1년은 건강하고, 황금돼지를 가슴에 품으면 부자가 되고, 돝섬에서 간절히 기원하면 한 가지 소원은 이뤄진다 한다. 소원이 이뤄지고 안 이뤄지고는 모르겠지만 조각 작품 감상하며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 만들기, 황금돼지해 꽃피는 봄이 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