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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Dec 30. 2018

소무의도로 떠나는 낙조 여행

하나개 해변 낙조

2018년을  며칠 남기고 인천 앞바다로 낙조 여행을 떠났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8킬로미터, 대무의도의 동쪽 200미터 해상에 있는 소무의도다.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지나다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과도 같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하다 해서 무의도(舞衣島)라 불렀다는 대무의도와는 아치형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내년 초(4월)에는 잠진도와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육교가 완성된다. 무의도에 들어가기가 편해지겠지만 배를 타고 가는 낭만은 사라지게 된다. 무의도의 국사봉이나 호룡곡산의 바다를 낀 섬 산행의 묘미도 있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소무의도이기에 멀리 차창 밖으로만 즐기며 소무의도로 향한다.


소무의도는 차량을 가지고 갈 수가 없다.  무의도와 연결된 아치형 다리부터 뚜벅이가 시작된다. 차 한 대가 지나갈 수는 있겠으나 차량통행이 금지된 좁은 아치형 다리를 오르면서부터 소무의도에 대한 기대가 가득하다.


무의도에서 바라본 연도교


소무의도에서 바라본 연도교


다리를 건너가면 바로 있는 왼쪽 진입계단이나 마을 서쪽으로 들어가서 만나는 떼무리 선착장 앞의 계단으로 무의도의 정상(안산)을 오를 수 있다.


입구부터 가파른 계단길이 10여분 이어진다. 어느새 바짝 말라버린 나뭇잎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나의 가쁜 숨이 박자를 맞춰갈 즈음 언덕길은 끝이 난다. 서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바다를 바라보며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멀리 또 가까이 나의 시선을 떠나지 않는 섬이 해녀섬이다.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쉬었다는 섬은 과거에는 연안부두 조성을 위하여 채석장으로도 이용되었다 한다.  삼삼오오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들이 떠나온 도시가 바로 지척임에도 배를 타고 또 섬 하나를 거쳐서 왔기에 멀리 여행길에 나선 듯 웃음꽃이 떠나지를 않는다. 봄의 푸르름이 한창일 때도 예쁘겠지만 나뭇잎이 떨어져 휑한 나무 사이로 훤히 바라보이는 바다를 보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도정 정상



명사 해변길 아래에 물이 빠지면 너른 해안 검은 바위들을 밟으며 해안 길로 갈 수 있다. 물이 들어온 시간에는 산길로 올라가야만 한다.


명사 해변길 가운데 세워진 나무를 보면 해변으로 길이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산길을 올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탁 트인 섬 전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어 좋다.


물 밑에 있는 두 개의 바윗돌(몽여)는 바닷물이 빠져야 드러난다.



명사해변은 해녀섬을 배경으로 해변의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어 멋진 곳이다.




몽여 해수욕장의 해안선 옆으로 세워진 건물이 섬 이야기 박물관이다. 인천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에 대한 설명과 바다 생물에 대한 어린이 교육용 설치물들이 있으므로 아이들과 같이 갔을 때 돌아보면 좋을 듯하다.





부처 깨미 전망대는 어부들의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하여 제물로 소를 잡아 풍어제를 지냈다는 곳으로 주변 조망이 뛰어나다. 소무의도 모습이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과 같다는데 이곳이 뱀의 머리 부분에 해당된다 한다.



섬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소무의도 누리길 코스(약 2.5 킬로미터)는 산책 겸 바람 쏘이러 가기 좋은 코스다.  


무의도의 하나개 유원지다. 천국의 계단 등 드라마 촬영지를 지나 새롭게 조성된 환상의 길로 가본다. 오후가 되면서 거세어진 바람은 바다를 성나게 했다. 튼튼해 보이는 다리 위를 걷는 것이 겁이 날 정도다. 길게 이어진 다리를 걷노라면 해변의 붉은 절벽들이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호룡곡산을 걸을 때 볼 수 없었던 장군바위, 만물상 등의 기암절벽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다.





장군 바위
소나무의 기개


만물상


해식동굴



열심히 산다고 뛰어다녔던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은 너무 욕심을 부리며 살기 때문인 것 같다. 해변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을... 

앞만 보며 달려 나가 볼 수 없었던 것을 여유롭게 챙기며 살아갈 수 있기를,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다짐하며 한 해를 마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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