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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Mar 01. 2019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휴대폰 통신사

요즘 세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 휴대폰!


혹시나 자투리 시간이 남기라도 하면 따뜻한 눈길을 나누며 대화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켜고 곧 휴대폰 세계에 빠져든다.  심지어 떼쓰며 우는 아이들에게도 휴대폰만 주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금세 울음 뚝하게 하는 신기한 기계.  그러니 휴대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 증세를 느끼는 사람까지도 있다. 그렇게 종일 휴대폰만 만지작거려서인지 휴대폰 제작사들의 상술인지 휴대폰의 생명은 요즘 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신규 기능 추가 등으로 통신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남들이 두 번은 바꾸었을 휴대폰을 무던히도 사용하던 남편도 이 번에는 큰 마음먹고 휴대폰 가게로 향했다. 진열대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많은 휴대폰과 어지러운 통신사들의 선전 문구 앞에 어리둥절해진 우리는 그저 직원의 "무료" 휴대폰을 받기 위한 조건을 들었다. 그동안 무료로 휴대폰을 얻기 위하여 몇 번이나 통신사를 옮기고 인터넷을 교체해 왔는지...


2019년 최신(?) 휴대폰을 받기 위하여 2 년이라는 노예계약을 해야 했고 신규 신용카드까지 만들었다. 거기까지 했으면 좋았을걸 2년 계약이 끝난 내 휴대폰에 대하여 슬쩍 상담을 했다가 나까지도 코가 꿰이고 말았다. 

"어머니, 2년 지난 구 휴대폰을 가지고 다닐 필요 없어요. 새로운 요금으로 할인받다가 휴대폰 고장 나면 어머님이 그 수리비 다 내야 되는 거 아세요?" 

"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졸지에 휴대폰을 바꾸고 통신사와 인터넷까지 모두 바꾸고 말았다. 


약정기간 끝났으니 휴대폰 요금할인을 해주겠다고 매일 오는 통신사의 메시지와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넷 설치하라고 오는 스팸 메시지에 당연히 모든 약정이 끝난 줄 알았다. 또 가게 직원도 무엇인가 확인하는 것을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주말에 새로운 인터넷 설치를 끝내고, 다음 월요일 구 통신사에 인터넷 해지 통보를 하려는 순간 청천벽력의 말을 들었다. 휴대폰은 2년, 인터넷은 3년 약정이었고 기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던 우리가 만약 해지를 할 경우 육십여만 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작은 딸이 통신사 이동으로 신규 휴대폰을 만드는 바람에 내야 했던 해약금이 있었기에 모든 결합이 끝난 것으로 알았건만 휴대폰 결합으로 인한 것만 물었다는 것이다. 아침 내내 휴대폰 가게와 통신사로 이리저리 연락한 결과 휴대폰 가게에서 얼마간의 돈을 더 물어주고 먼저 통신사에게 해지 환급금을 물어 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마지막 통고를 하려 하자,

"어머니 휴대폰 가게에서 보조금은 그냥 받으시고 저희에게 해약하셔서 해지 환급금으로 육십여만 원을 내느니  1년 그냥 놔두시며 인터넷 비용 내시는 것이 더 싸니 그냥 해지 안 하시는 것이 더 좋아요"

"아~~~ " 

진작 그런 방법을 알았으면 텔레비전 셋탑박스를 두 대 설치하지 않고 양 회사의 인터넷을 사용할 걸!


세상 사람들은 날아가고 있는데 나는 걸어가고 있고 때론 그 길마저 잃고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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