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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n 04. 2019

일몰은 자구내 포구에서

수월봉, 자구내 포구

제주시 한경면 해발 77미터의 수월봉은 제주 서남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광활한 바다에 떠있는 차귀도와 자구내 포구가 보이고,  육지 쪽으로는 고산지역의  푸른 평야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한 풍광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연안 조류와 해식 작용으로 깎인 1.5킬로미터의 절벽은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하다.




수월봉 정상에는 고산 기상대가 있다.


기상대가 있는 곳까지의 탐방길이 폐쇄되어 중간까지만 탐방이 가능하다


엉앙길

제주 올레 12코스 이기도 한 자구내 포구까지 난 길(엉앙길)은 왼쪽으로는 차귀도 앞바다를 보며 오른쪽으로는 귀한 지질공원을 탐방할 수 있는 곳이다. 뜨거운 마그마가 바닷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만든 고리 모양의 화산체로 뜨거운 화쇄난류가 흘러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곳 지질은 지질학적 가치가 커서 '세계 지질 공원'으로 지정된 후 세계 지질학자들이 연구를 위하여 자주 찾는다 한다.



바람과 파도 그리고 세월이 만들어 낸 화산 분출물들이 기왓장처럼 층층이 쌓인 지층은 수월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걷다 보면 절벽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곳이 있는데 녹고의 눈물이라 한다.



그 옛날 병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약초를 캐던 녹고 와 수월이 남매가 이곳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오갈피를 발견했다. 수월이는 이를 채취하다 그만 바다로 추락했고, 누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던 녹고의 눈물이 고여 이루어진 샘물이 바로 녹고의 눈물이다. 


남매의 효심을 기려 이 언덕을 녹고물 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녹고의 눈물은 오늘도 절벽을 따라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곳 역시  일본군이 만든 갱도 진지가 있다. 미군이 고산지역으로 진입할 경우 갱도에서 바다로 직접 발진하는 일본군 자살 특공용 보트와 탄약을 보관하던 곳이다.


갱도 진지


관광객들이 바다낚시 체험을 하기 위하여 찾는 자구내 포구의 오징어나 한치를 말리는 풍경 또한 일품이다.



진사들은 둥근 사발 두 개를 옆으로 놓은 듯한 차귀도의 봉우리 사이로 지는 해를 담기 위해서 바쁘게 다리품을 판다. 그러나 지는 해보다도 해질 무렵 넓은 하늘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일몰 쇼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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