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미의 세상 Jun 01. 2019

빛과 색채의 향연, 빛의 벙커

클림트

미술에 있어서 전혀 문외한인 내가 크림트와 처음 만난 것은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 궁전이다. 많은 미술품 중에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던 작품은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와 '유디트'였다. '키스'는 클림트가 자신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를 모델로 서로 얼싸안고 막 키스를 하려는 작품이다. 황금빛이 주는 묘한 분위기 속에 무릎까지 꿇으며 순종(?)하는 듯한 여인. 크림트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이 그림의 가치가 하도 커서 아직까지 가격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작품 앞에서 나는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왔다.


클림트의 키스


치명적인 여자 '유디트'

아름답고 정숙한 과부 유디트는 홀로페르네스가 지휘하는 아시리아 군대가 베틀리아를 침략하자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군에 거짓 투항하여 연회를 즐기다가 만취한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잘랐다.

다른 화가들은 유디트를 요부 등으로 표현하였으나 클림트의 그림에서는 황홀한 표정을 짓고 흉부가 거의 드러나는 옷을 입은 채 적장의 목을 한 손으로 쥐고 있다.


유디트

두 그림에 나오는 여자는 그가 바라본 또는 그가 원하는 여성상이지 않을까?


생명나무


서귀포시 성산, 해저 광케이블 관리 시설이었던 비밀 벙커는 국가의 통신망을 관리하기 위하연 설치되었던 곳이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흙과 나무로 뒤덮어 산자락처럼 위장되었던 벙커는 빛과 음악의 문화예술로 재탄생하였다.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상연하기 좋은 장소다. 


조용한 전시관에 비치된 명화 감상이 아니라 벙커 안을 가득 메우는 음악과 함께 90 여대의 빔 프로젝트가 수천 조각의 명화들이 도미노처럼 각각의 공간들을 채워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하였으나 연속 상연을 하고 있었기에 두 번째 상연을  보고 나서야 조금씩 이해가 갔다. 


클림트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서 훈데르트 바서 작품과 에곤 쉴레의 작품도 같이 상연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의 작품에 몰입하며 독특하고 황홀한 시간을 가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포토그래퍼가 바라본 제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