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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n 27. 2019

바람의 언덕 섭지코지!

방두포 등대, 유민 미술관, 글라스 하우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섭지코지, 그 끝에 있는 등대가 방두포 등대다.  붉은오름 정상에 있는 하얀 등대는 수석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까만 화산석  절벽 위에 있어 더욱 빛이 난다. 안도 타다오의 글라스 하우스와 유민 미술관을 보기 위하여 섭지코지 들머리에 있는 신양 해변 백사장에서 섭지 해녀의 집 방향으로 오른다.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초원에는 몇 마리의 새와 함께 풀을 뜯고 있는 말의 모습이 한가롭다.  금계국이 한참이라는 말에 찾았으나 약간은 시기가 늦은 듯하다.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백모화가 마치 가을의 갈대처럼 아침 볕에 반짝이고 있다.







그곳에 눈을 끄는 건축물이 있는데 바로 안도 다다오의 글라스하우스다. 인간과 자연 공간의 합일에 대하여 주장하던 안도 다다오는 성산일출봉을 조망하는 바로 그 자리에 일출봉과 대칭을 이루며 글라스하우스를 세웠다. 아래의  공간이 바람의 문이고  '<'  모양의 유리상자가 올려진 구성이다. 

1층은 ZIPPO Museum,  2층은 Mint라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섭지코지하면 떠오르는 바닷가 산책길. 높은 절벽 위에서 까만 현무암과 푸른 바다를 한껏 눈에 담으며 걸을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이곳에만 오르면 그 옛날에 상영되었던 드라마 올인이 떠오른다.



섭지코지의 중심에 섭지코지의 물, 바람, 빛,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지었다는  안도 타다오의 유민 미술관이 있다. 아르누보 주요 작가들의 유리공예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비바람이 거센 날 미친바람이 맞고 싶은 날에는 섭지코지가 최고다.  비옷을 입어도 소용이 없고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부는 날, 두 다리에 힘을 꽉 주고 그 바람을 맞으며  끝없이 밀려와 인정사정없이 부서지는 파도를 한 동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이 뻥 뚫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모습을 보고 반한 용왕의 막내아들이 선녀와 혼인을 약속하고 100일 기도를 드렸는데 이를 반대한 용왕이 폭풍우로 기도를 못하게 가로막아 선녀와 결혼이 무산되었다. 이에 슬픔에 빠진 막내아들은 선녀를 기다리는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촛대 모양의  선돌 바위.


많이 들은 흔한 이야기 이건만 그 선돌에 자꾸만 눈이 가며  마음이 아련해진다.



그 어떤 날에도 좋은 섭지코지!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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