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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03. 2019

파릇파릇한 이끼가 가득한 교래 자연 휴양림

큰지그리 오름 



이맘때면 파릇파릇한 이끼와 함께 계곡물을 부드러운 실타래처럼 담기 위하여 진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비록 물이 흐르는 계곡은 없어도 까만 돌과 원시림의 곳곳에 싱그러운 이끼가 가득한 곳이 6월의 교래 자연휴양림이다. 


이끼 계곡 


교래 자연휴양림은 큰지그리 오름과 연결되어 있다. 어디까지가 휴양림이고 어디부터가 오름인지는 모르겠다.

오솔길의 양옆에 놓인 까만 돌을 감싼 싱싱한 이끼가 예뻐서 따라가다 보니 4 킬로미터 가까운 오름 정상까지 오르고 말았다. 오솔길은 거의 평지로 이뤄져 걷기 좋으나 중반을 넘어서면 약간의 경사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해야 하고 왕복 8 킬로미터가 되니 완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1970년대 이전까지 숯을 만들었다던 숯가마터는 양치식물에 뒤덮여 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고 근처에는 움막터의 흔적까지 남아 있다. 가끔씩 만나는 야외교실에서는 무엇을 가르쳤는지...


움막 터 와 숯가마 터
야외 교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끼의 향연...




얼마나 걸었을까? 시원치 않은 무릎 때문에 점점 걸음걸이가 이상해지자 우리는 원두막이 있는 초원길로 향했다. 소나 말을 키웠던 곳으로 보이는 푸른 초지는 말라버린 소똥으로  가득했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을 때 알록달록한 얼굴에 긴 깃털을 가진 꿩 한 마리가 갑자기 눈앞에서 날아간다.  진드기 때문인지 사유지이어서 인지 출입이 금지된 길이었기에 걷는 내내 가슴을  콩닥이던 나는  꿩보다 더 놀라고 말았다.

 



출입문을 나가자  편백나무 숲이 다시 넓게 펼쳐졌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정상 가까이라  햇볕을  잘 받아서인지 갈색의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키재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정상. 흐린 날씨 때문에 오로지 바로 근처에 있는 돌문화 공원만 알아볼 수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가능한 교래 자연휴양림은 230 ha의 방대한 면적에 휴양지구와 야영지구 생태체험지구 삼림욕 지구 등 4개 지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게다가  근처에 크고 작은 오름이 많아 연계 트레킹 하기 좋다.

이끼 하면 이곳만큼 멋진 곳은 처음이다. 이끼 덕분에 왕복 8킬로미터나 걸을 수 있었다.



숲 속의 초가                                                                                             


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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