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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08. 2019

최고의 전망은 역시 성산일출봉

우뭇개 해안 해녀 물질공연 

제주 동남쪽 바다 성처럼 우뚝 서있는 바위산이 성산일출봉이다. 바다에서 폭발하여 생겼다는 성산일출봉은 해발 182미터 둘레는 2,927 미터나 되며 수월봉과 같이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구역에 등재된 곳이다. 



제주도를 그렇게 여러 번 왔어도 일출봉을 오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신혼여행 때 멋모르고 한 번, 직장 야유회 때 새벽안개를 헤치며 또 한 번, 매번 광치기 해변 주위만 맴돌았다.  나를 일출봉에 오르게 한 것은 세계 자연유산 등재 12년을 기념하여 7월 4일 무료로 개방하였기 때문이다. 공짜는 양잿물도 먹는다더니...



거문오름을 오른 뒤였기에 쨍쨍한 오후 한 시경에서야 도착했다. 550개나 되는 계단을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도 하차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들려오는 중국어와 영어는 나의 다리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또 뒤처지는 엄마 아빠를 부르며 앞지르는 아이들까지.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에 얼마나 많은 사진을 담았는지.  그중에 제일은 정상 가까이 올라서 찍은 성산 앞바다의 모습이다. 



설문대할망이 섬을 만들다가 헤어진 치마폭을 바느질할 때 등잔을 올려놓았다는 등경돌 앞을 지날 때 주민들은 네 번씩 절을 하는 풍습이 있다.   두 번은 설문대 할망에게 두 번은 원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킨 김통정 장군에 대한 것이다.



정상 가까이의 등반로에는 독특하게 생긴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화산활동 때 화산체 주변에 굳지 않은 많은 화산재가 가파른 사면에 쌓였던 것이  오랜 세월 동안 내린 빗물로  화산재층이  점차 침식되고 침식을 덜 받은 지층이  수직으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 아름다운 절경도 파헤쳐놓은 일본인들, 정말로 밉다.



성냥갑 같은 집들이 아름다운 해안선에 둘러싸인 모습이 그림 같다.


그리고 나타난 둥근 분화구.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 시원하게 바라본 것은 처음이다. 너무나 평화로운 그 모습에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러워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이 땡볕에 올라온 보람이 있다.



성산 앞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부들은 일출봉 아랫부분이 안개에 잠기기 시작하면 돌아와야 했고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일출봉을 바라보며 오늘도 살아왔다는 안도의 숨을 쉬었을게다.



일출봉 왼쪽 아래 우뭇개에서 바라보는 해안절경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절경을 바라보며 까만 모래를 직접 밟아본다.   해녀들이 금방 잡아 올린 해산물과 함께  술 한잔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어"

라며 계속 셔터를 눌러대는 아가씨들을 보며 왜 내 어깨가 으쓱해지는 건지..




우뭇개 해안에서는 하루 두 차례 (오후 1시 , 3시) 해녀 물질공연이 열린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쑥스러워 잔뜩 고개를 숙인 채  부르는 노랫가락에 그녀들의 팍팍했던 삶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물질 시범. 구경거리로 보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발길을 돌리는 귓등에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일출봉을 낮에 오르는 것은 좀 힘이 든다. 날씨가 좋다면 새벽 일찍 올라 해돋이까지 보고 내려온다면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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