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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24. 2019

다크 투어리즘을 아시나요?


다크투어리즘이란 전쟁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이다. 제주의 오름 곳곳에는 일제 때 일본인들이 전쟁을 준비하며 남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섯알오름에는  일제 때 만들어진 지하벙커를 비롯하여 비행기 격납고, 고사포진지 등이 남아있고, 6.25 전쟁 발발 이후 보도연맹으로 분류된  예비검속자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암매장한 현장도 있다.



제주 서남쪽 대정 들녘은 제주의 어느 곳보다 크고 거친 돌이 많아 악명이 자자했던 땅이다.  그 땅에  오름이라 하기보다는 뒷동산 같은 알오름 세 개가 있는데 산이수동 마을 가까이 있는 것을 동알오름, 가운데 것을 셋알오름, 알뜨르 비행장이 있는 곳을 섯알 오름이라 한다. 일본인들은  대공포 진지와 진지동굴을 제주도민을 강제 동원하여 섯알오름에 건설하였으나 전쟁에 패배하자 군사기지를 폭파하는 바람에 오름의 일부가 잘려나가기도 하였다. 


섯알오름 앞 광장


알뜨르 비행장 일제 지하벙커는 활주로와 격납고가 집단적으로 조성된 사이에 설치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전등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야만 벙커 안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을 통해 지상부를 관찰하거나 비행대 지휘소 또는 통신시설 등으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알뜨르(아래 벌판) 비행장은 일본이 중국 본토를 습격하기 위하여 전진 기지로 만든 곳이다. 일본에서 출격한 비행기는 이곳에서 주유를 한 뒤 베이징 난징 등을 공습하였다. 현재 격납고에는 태평양전쟁 동안 가장 유명했던 전투기인 제로센을 실물 크기로 형상화한 '알뜨르의 제로센'이 전시되어 있다. 




산방산과 바굼지 오름 앞 넓은 땅에  설치된 비행기 격납고



제주 4.3 사건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무렵 다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치안국은 불법적인 예비검속을 시켰고 무고한 제주도민들은 강제 검속이란 명목하게 357명이나 잡혀 들어갔고 그중 212명은 계엄군에 의하여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한 밤중에 무참히 학살당하였다. 그 학살현장에는 추모비와 학살터가 남아있다. 


희생자 추모비 


학살 현장 


 4.3 사건과  예비검속에서 감금과 학살을 당한 제주도민들에게 이제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섯알오름 정상에 일본인들이 파놓은 고사포진지


탄약고가 있었던 자리 


일제동굴 진지는 태평양전쟁 당시 중국 본토 공격을 위해 구축한 알뜨르 비행장 부속 지원시설로 격자 미로형으로 구축되었다. 이 진지는 연합군의 감시를 피하고 공중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섯알오름 내의 일제동굴진지


송악산 해안에는 17기의  일제동굴진지가 있다


그 모든  아픔을 간직한  송악산의 모습이 더욱 애잔하게 다가온다.


환태평양 평화공원은 평화사업의 일환으로 1990년 미국 예술가 제임스 허벨에 의해 환태평양 주변 도시들과 정치 사회 경제적인 경계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로서 선의와 이해를 증진할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송악산과 모슬포 사이의 최남단 해안로 태평양이 보이는 곳에 있다.




제주시 명림로에 있는  제주 4.3 평화공원에 가면  4.3. 사건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4.3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제주도는  8.15 해방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미군정의 무능함에  불만이 확산되고 있었다. 제주 북초등학교 3.1절 기념식에서 기마 경관의 말발굽에 아이가 치이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자  시위군중들은  기마 경관에게 돌을 던지고 경찰서까지 쫒아갔다.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하여 시위대에게 발포까지 하게 되니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게 된다. 들끓는 민심에 합세한 남로당은 조직적인 반경 활동을 전개하여 4월 3일 경찰서를 급습하게 된다. 이러한 양측의 대립은 한국전쟁이 휴전될 때까지 이어졌으며 사망자만 만사천 명이 넘었다.



살상된 어린이와 무연고자들의 묘는 돌덩어리가 얹힌 채 임시 매장 상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예쁜 꽃들은 그 사실을 아는지...


북촌마을 4.3길은 기념관을 출발하여 서우봉을 지나 4.3 역사의 현장인 북촌포구를 거쳐 대학살이 일어났던 낸시 빌레 포제단과 마당궤를 돌아오는 7킬로미터의 길이다.


북촌리 사건을 소재로 하여 쓴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의 문학비


제주도에 내려와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요즘도 간간이 들려오는  '4.3 사건'. 솔직히 제주에 오기 전까지는 학창 시절 역사시간에 들었던 짧은 지식뿐이었고 그나마 거의 잊고 있었다. 제주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니며 나타나는 진실에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지금이라도 원활히 해결되어 피해자들의 가슴속 응어리가 풀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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