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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25. 2019

외돌개가 우뚝, 올레길 최고의 코스

두 번째 제주살이를 시작할 때 모든 올레길과 오름을 올라보겠다고 작정하였었다. 그러나 올레길 코스의 대부분이 10 킬로미터가 넘고 혼자서 그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는 그 꿈을 접었다. 내가 걸어본 길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길은 올레길 7코스다.


7코스는 아랑 조을 거리를 지나 서귀교를 건너 4.9 킬로미터의 작가의 산책길로 이어진다. 삼매봉 입구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해안 일대가 마치 황소가 강을 건너는 형상을 닮아 황우지라 불리는 해안을 만나게 된다. 황우지 12 동굴 전망대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이 미군 상륙에 대항하기 위한 회천이라는 자폭용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만든 것으로 동굴이 하나로 통하게 엮여 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천연 해수풀장인 황우지 선녀탕은 산봉우리처럼 솟은 거대한 돌기둥으로 둘러싸인 채 그 깊이도 여러 가지다.  돌기둥 바로 앞에 있는 것은 그 깊이가 2 미터나 되어  어른들이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고  앞의 것은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야트막하다. 인근 주차장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주고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제주의 바다를 맘껏 즐기고 있다.



멀리 새연교가 바라보이는 이 황우지 해안은 무장간첩을 섬멸한 곳이다.

1930년대 후반만 하여도 한낮 보잘것없는 촌락에 불과했던 서귀포를 널리 알리게 된 것은 '서귀포 칠십리'에 나오는 노랫말 덕분이라 한다. 동너분덕에서 바라본 범섬 새섬 문섬 섶섬에 고깃배가 오가고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은 과연 남주 해금강이라 불렸을 만하다. 


조각가 이영학이 세운 노래비는 태풍 매미로 유실되고 주춧돌만 남아 있다.


신선바위와 쇠머리코지


우거진 송림 속에서 발견한 연못에는 어느새 연꽃이 피어있다.


외돌개로 향하는 길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있다 하여 외돌개라 불리는 바위는 그 전설도 다양하다. 설문대 할망이 솥에 빠져 죽은 것을 슬퍼하던 막내아들이 바위가 되었다는 설, 고려말 최영 장군이 범섬으로 도망간 이들을 토벌하기 위하여 외돌개를 장군의 형상으로 치장시켜놓고 최후의 격전을 벌였는데 외돌개를 대장군으로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설, 바다에 나간 할아버지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바다를 향해 통곡하다 할망바위가 되었다는 설 등이다.


잡목 가지치기를 했는지 외돌개와 주상절리가 또렷하게 보여 좋다



둘레길 목책 안으로 들어가 담은 외돌개 의 뒷모습



떠나고 싶지 않은 외돌개 근처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다시 돔베낭골로 떠난다. 걷는 내내 주상절리가 내려다보이는 바닷길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7코스에 엄지 척해주는 것 같다. 말이 필요 없이  아름다운 올레길!



카메라를 들이대도 날아갈 생각조차 않는다.















내내 통통거리며 앞서서 길을 안내하던 녀석


외돌개에 차를 가져가면 버스가 정차해 있는 안쪽 주차장과  도로 건너 아래쪽  황우지 해안 내려가는 곳에 세우면 무표로 주차할 수 있으며 입장료도 없다.  대포 주상절리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멋진 주상절리를 볼 수는 있으나 산책길이  짧다.  외돌개에서 돔베낭골까지 이어진  올레 7코스는 정말로 횡재를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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