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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21. 2019

절물 자연휴양림에서 만나는 다양한 숲길

삼울길, 생이 소리길, 너나들이길, 절물오름


절물이란 절 옆에 물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300 ha나 되는 휴양림은  입구의 삼나무 숲을 시작으로 절물오름까지 다양한 나무들로 빼곡하다. 각종 휴양관과 연수원 등의  편의시설에 다양한 숲길까지  만들어져 있어 아주 편리하다. 휴양림에 머물며 천천히 숲을 느끼다 보면 몸과 마음이 힐링될 뿐만 아니라 여름 더위 따위는 느낄 수가 없다.

 


처음 만난 길은 삼나무가 울창한 숲길, 삼울길이다. 절물 자연휴양림 하면 떠오르는 삼나무 숲은 언제 보아도 피톤치드향으로 몸과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큰 소리로 웃기 Zone'이다. 억지로라도 배꼽을 쥐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다 보면 나온다는 엔도르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암 치료제다.  스트레스도 날리고 혈액순환도 좋아지게 장승처럼 호탕하게, 얼빠진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으며 지나가 보자. 




다시 이어지는 송림 

 

11 킬로미터가 넘는다는 장생의 숲길은 다음으로 미루고 만난 곳은 목공예 체험장이다. 각종 곤충들이 실감 나는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다. 아마 체험도 가능한 것 같다.



유아 숲 체험원 옆에는 아직도 제주의 여름을 지배하는 꽃인 수국이 한참이다. 아마도 지대가 높아 늦게 피었나 보다.




현재 절물이란 지명을 낳게 한 절은 없어지고 약수암만이 남아 있다.



높이 800 미터로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기에 들어선  절물오름을 오르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이미 휴양림을 돌았기 때문일까?  비인지 안개인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오름을 오르는 내내 시야를 가린다. 그러나 그 촉촉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 






드디어 도착한 정상에는 말굽형 분화구가 있고 활엽수 등으로 가득한 숲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절물오름의 분화구 

숲길 탐방 지도에 나온 여러 가지 길을 맛보고 싶어 우리는 오른 길을 마다하고 넓게 돌아가기로 했다. 내리막길에서 만난 큰 나무 아래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제주도에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조릿대다.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조릿대를 없애려면 조릿대차를 우리가 애용하면 없어지려나?




촉촉한 숲의 분위기에 젖어 조심조심 내려오다가 우리는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장생의 숲길이었던 것이다. 계속 이 길을 따라가면 엄청 돌아야 하기에 머리 위로 지나는 너나들이길로 올라야만 한다. 올라타기에는 너무 높고 돌아가기도 쉽지 않다. 끙끙거리고 있을 때 윗길을 지나던 아주머니 가르쳐 준 것은 숲 옆으로 조금 가다 보면 숲과 너나들이길의 차이가 덜 한 곳이 있으니 그곳으로 오르라 한다.  아주 난감하던 차에 우리는 겨우 너나들이길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만 이상하게 돈 것일까? 연결이 되면 좋으련만...



편백나무 숲길을 걷다가 만난 장생의 숲길 시작 지점에서  너나들이길도 시작된다. 전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이 걸었던 산책로를 연장해서 만든 길로 휴양림 내의 절물 오름을 크게 한 바퀴(3.2 킬로미터) 돌며 거의 정상까지 완만하게 다녀올 수 있다.  




너나들이길의 나무 데크길은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하여  지그재그로 돌고 또 돌게 만들어져 있다. 오직 새소리만 들리는 숲 속을 걷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생이'는 새를 뜻하는 제주 말이다. 즉 생이소리길은 새소리가 들리는 길이다.  너나들이길에서 900미터 정도 이어진 생이소리길은 너나들이길과 분위기가 같다. 울창한 자연의 숲을 새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다.




절물오름의 큰 봉우리(큰 대나오름) 기슭에서 용출되어 나오는 물이 절물 약수로 음용하면 신경통과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 한다.




드디어 휴양림을 한 바퀴 돌고 나온 곳에는 다리 아픈 사람을 위한 족욕소가 마련되어 있다. 마치 경주의 포석정처럼 생긴 곳에 발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풀어보자. 





아담한 연못 안의 알록달록한 붕어들은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모여든다. 비록 인공 연못이기는 하나 기나긴 여정을 끝내고 돌아와 연못을 보니 하루의 피로가 저절로 사라진 듯하다.





수국과 산수국이 한참인 삼나무 숲길을 걸어 나오며 발바닥을 지압할 수 있는 자갈길에서는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걸어본다. 삼울길에서 절물오름으로 다시 너나들이길에서 생이소리길까지 많이도 걸었다.

11 킬로미터나 된다는 장생의 숲길과 8킬로미터나 되는 숫모르 편백 숲길까지 다녀오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입장료 천 원 내고 하루 종일 산림욕에 흠뻑 빠진 하루였다.






가능하다면 이곳에 머물며 산림욕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트레킹을 원하지 않는다면 너나들이길과 생이소리길만 걸어도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다. 더운 날에는 숲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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