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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05. 2019

제주도에서 가볼 만한 절은?

약천사, 천왕사, 관음사 

전국 유명 사찰에 가보면 아담한 크기의, 그것도 단청이 거의 벗겨진 채 세월의 흔적과 멋스러움이 배어있는 목조 건물의 대웅전을 봐왔으나 제주도에 와서 찾아 간 절들은 그 규모가 엄청난 데다 분위기도 매우 이색적이다. 


[약천사] 


약천사는 서귀포 대포동에 있는 조계종 절이다. 1981년 혜인스님은 건강에 좋다는 약수터, 도약 샘(道樂泉)이 있던 굴법당에서 대도량을 지을 원을 세우고 기도한 지 8년 6개월 만에 이뤄진 절이다. 동양 최대 법당인 3층 대적광전과 목조 비로자나불상을 비롯한 후불 목각탱화, 500 나한상 등 그 규모와 가치가 상당하다.



야자수를 배경으로, 단청으로 단장한 웅장한 법당과 어마어마하게 큰 불상의 크기와 그 분위기가 꽤나 이국적이다.


대적광전 


3 개 층높이의 불상 



지하 1층에 들어서면 잔잔하게 흐르는 법능 스님의 '나 없어라'라는 음악과 함께 그림이라 믿기지 않는 불화들이  전시되고 있다. 금어 도현 작가의 채색  '수월관음도' 앞에서는 그저 얼음이 되고 만다. 얇고 화려한 가사 안으로 비치는 피부와 원만한 상호를 보고 있으면 종교적 차원을 초월하여 훌륭한 예술품이란 것을 알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시회를 했을 때 '모나리자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한다.


조명 아래  유리 액자를 통해 촬영하였기에 그 섬세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실물은 전혀 다른 수월관음도 



혜인스님이 처음 원을 세우고 기도를 시작하셨다는 굴법당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굴법당 내부
오백나한전 
오백 나한과 금동석가불 


법고루 


범종루


[천왕사]


한라산 1100 도로를 따라가다 울창한 삼나무 숲길에 끌려 들어간 곳이 천왕사다. 어승생 오름 동쪽의 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로 이뤄진 아흔아홉 골 중 하나인 금봉 곡 아래다.



대웅전 





울창한 삼나무 숲을 거의 올라 베트남 참전 위령탑이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석굴암 탐방로는 주로 등산객이 찾고 있다. 입구부터 석굴암까지는 2 킬로미터 밖에 안되지만 가파른 경사길을 이 여름에 오르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참전비와 탐방로 입구



석굴암 내부


석굴암


[관음사]

관음사는 영실 성판악과 함께 한라산 등산의 기점으로 기억되던 곳이다. 조선 숙종의 억불정책으로 제주의 사찰들이 완전히 폐사된 후 1908년 비구니 봉려관 스님이 현재의 위치에 옛 관음사를 복원하였다.


큰 불상이 있는 일주문을 들어서면 울창한 삼나무를 배경으로한 현무암 돌담 위에는 108 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미륵불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가문이나 마을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쌓은 방사탑 위에 불상들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민간신앙과 조화를 이룬 불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봉려관 스님은 해월 굴에서 6여 년 동안 용맹 정진하여 깨달음을 얻은 후  제주 불교를 중흥하고자 관음사를 창건하였다. 국내 대덕스님을 초청하여 정범 홍포에 매진하고, 무오 항일항쟁 때는 중심에 서서 활동자금을 지원하는 등 여성의 사회 참여에도 선구적 역할을 하셨다.



해월굴 입구와 내부



미륵불은 석가모니불이 열반에 든 뒤 56억 7천 만년이 지나면 사바세계에 출현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는 부처님으로 제주도민의 풍요로움과 안락을 기원하고 자비심을 닦아서 미륵불의 국토에 나도록 하자는 의미로서 조성되었다 한다.


어마어마하게 큰 미륵대불


제주도 설화에 나오는 설문대 할망과  돌문화 토속신앙을 계승하자는 취지 하에  관음사 설문대 할망 소원 돌이  놓여있다.



또 다른 굴에  만들어진 굴법당은  더운 여름에도 서늘하다.



불자가 아니라도 특이한 제주의 절 분위기는 꼭 가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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