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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13. 2019

이타미 준의 건축물

방주교회, 포도호텔, 수풍석 박물관

이타미 준(유동룡)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로 프랑스 예술 문화훈장 슈발리에와 아시아 문화 환경상, 무라노도 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 거장이다.  온기와 생명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사람과 공간의 조화를 중시하였다.


방주교회

찰랑거리는 물가에  네모난 배가 항해하듯 서있는 방주교회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물과 빛을 이용하여  ZINC소재의 메탈로 만들었다. 2010년 한국 건축가 협회에서 건축물 대상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빛이 들어오는 교회의 내부는 아늑하고 정갈하여 기도하기 딱 좋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철로 만든 지붕은 반짝거리는 바다를 표현한 것은 아닌지?




포도호텔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에서 모티브를 얻어 설계했다는 포도호텔도 이타미 준의 작품이다. 객실 하나하나가 포도송이처럼 망울망울 연결되어 있어 독특하다.  공간 곳곳에 하늘과 밖을 향해 열린 케스케이드와 창, 테라스가 있어 제주의 빛과 자연을 최대한 끌어들였다.  작가는 호텔의 공간에  경계와 공존, 숨김과 자유로움, 닫힘과 열림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수(水) 풍(風) 석(石) 박물관

도시락 사업으로 성공한 제일교포 김홍주가  부모님 고향인  제주에 무릉도원을 만들겠다는 취지 하에 골프장과  포도호텔에 이어 비오토피아를 만들었다. 현재는  SK그룹에서 관리하고 있는 비오토피아는 바이오 세더시스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특별한 환경 속에서 몸과 마음을 휴양할 수 있는 생태 휴양형 주택단지를 뜻한다. 이십팔만 평의 땅에는  주로 칠십 대 초중반의 기업인 2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수풍석 박물관은 제주도의 으뜸 요소인 물 바람 돌을 테마로 삼고 있는 박물관으로 타운하우스는 내 위치하여 평일 하루 두 번, 사전 예약한 고객들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돌  박물관

주인공인 돌을 부각하기 위하여 처음에는 황금색 철판으로 지었으나 13년 동안 부식된 철판은 지금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데 작가가 의도한 바였다. 단 거센 제주 바람 덕분에 그 부식의 시기가 조금 빨랐을 뿐이다.  돌 박물관이 있는 이곳은 설립 당시부터 많은 돌이 있었는데 치우지 않고 나무만 조경하여 자연을 최대한 살려 박물관을 지었다.        


돌 박물관 왼쪽에 있는 굴뚝 모양의 통으로 빛이 들어와 내부의 돌에 비치게 하였다.


부처의 손 안에 있는 복숭아(무릉도원이기에)는 멀리 있는 산방산을 닮았다




시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빛이 돌에 다르게 반사되는 빛



바람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인공 호수는 입주민들이 만든 것으로 겨울에는 철새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바람 박물관

바람  박물관은 원래 빨간 소나무로 지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과 어우러지며 서서히 회색이 되었고 그 모습 또한 작가가 의도했다. 나무로 된 벽은 외부에서는 촘촘한 것처럼 보이나 내부에서는 조금씩 틈이 있어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바람 소리가 화살 시위와 같아서 또  바람 소리를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건물을 화살처럼 살짝 휘어지게 만들었다. 

                                 

 건물 앞 쪽이 살짝 휘어져 있다 


작가의 수호신인 소장품(양) 이 전시되어 있다


햇볕에 따라 빛이 달라지는 모습

                              





오전 9시쯤 피었다가 오후 3시쯤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수련(睡蓮)




물 박물관

둥그런 돔 형태의 박물관으로 원형으로 뚫린 천장을 통해 들어온 하늘이 연못에 내려앉는다. 연못이 하늘인지, 하늘이 연못인지.







작가를 상징하는 용이 곳곳에 있다


평생 귀화하지 않고 '유동룡'이라는 본명을 사용하여 외국인 등록을 위해 일정기간마다 열 손가락의 지문을 등록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던 재일 한국인 이타미 준의 작품들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도한 대로 변하고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지으려 노력했던 그의 작품은 천천히 음미하여야만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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