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국제조각공원, 나인 블록 반 고흐 인사이드 2
한강 너머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김포시 월곶면에 통일을 테마로 만든 조각공원이 있다.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적지였다는 문수산에 김포시 휴양 사업화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원은 청소년수련원, 눈썰매장 등 레포츠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문수산 공원 2.5 킬로미터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30여 점의 조각품들은 분단된 우리의 현실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깃들어 있다. 보물찾기 하듯 휴양림 곳곳의 작품을 찾아내는 재미와 특이한 소재 '통일'을 표현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긴다.
아름다운 문수산에서 산책도 즐기고 조각 작품을 보며 우리가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통일을 기원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본다.
김포시 운양동에 있는 나인 블록 아트 스페이스는 문을 닫은 지 오래된 폐직물 공장을 초대형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반 고흐 인사이드 2'라는 미디어 아트를 방영하고 있다. 고흐의 작품을 음악과 함께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그의 짧고 고달팠던 생에 대한 해설은 고흐를 한층 더 이해할 수 있게 한다. 2층에 올라가면 고흐의 작품 외에도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 고갱 등의 작품도 만나게 된다.
산업화의 격동기였던 19세기 후반 '인상주의'라는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승화시켰던 비운의 천재화가 고흐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목사의 꿈을 꿨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스물일곱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1890년 자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0여 년 동안 800 점이 넘게 많은 그림을 그렸으나 판매가 이뤄진 그림은 단 한 점뿐이고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하니 그의 생활이 얼마나 궁핍하였는지는 상상할 수 있다.
전시장 이층에는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화가인 고갱, 모네, 쉬라 등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고흐는 파리에서 사귄 고갱과 아를의 '노란 집'에 머물며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 고흐' '밤의 카페, 아를'등을 그리고 우정을 키워갔으나 둘은 성격차이로 9주 만에 파국을 맞게 된다. 고갱은 문명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타히티 섬으로 이주하여 그의 대표작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완성하게 되나 궁핍과 좌절에 휩싸인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근대화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 예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으니 자연 속에서 풍경화를 그리며 빛과 구도를 발견하고 그 빛을 캔버스에 표현하고자 하는 '인상주의' 화풍이다.
보색 관계의 색채의 점들을 찍어서 형태를 구성하는 쉬라의 '과학적 점묘법'이라는 창의적 방법은 고흐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다.
고흐는 파리의 복잡한 생활에 지쳐 쇠약해진 몸과 영혼을 이끌고 간 남프랑스 '아를'에서 강렬한 붓질의 패턴이 반복되며 굽이치는 곡선이 가득한 그만의 개성적인 화풍을 완성시킨다.
사람의 영혼에 흥미를 느껴 인물화를 그리려 했으나 그림 재료를 살 돈조차 부족했던 그가 주로 그린 그림은 그가 사는 주변 풍경과 본인의 자화상이었다.
음악과 함께 1층 창고 전체를 흐르는 고흐의 작품 세계에 빠져보는 황홀한 시간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볼 수 있어 좋다.
문수산 숲길에서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 감상과 폐직물 공장에서 만난 고흐에 대한 감흥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어디론가 가보고 싶은 날 김포로의 나들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