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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Oct 28. 2019

추암해변에서 묵호역까지 해파랑길을 걷다

추암해변, 능파대, 한섬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무작정 달려가는 곳은 우리나라 동쪽 바다다. 언제나 변함없이 깨끗하고 푸른 바다가 힘차게 너울지는 모습에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어지며 힘찬 바다의 기운을 담뿍 담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해 뜨는 모습이 워낙 장관이기에  추암 촛대바위가 있는 동해를 동트는 동해라 부른다. 


촛대바위 일출


형제바위 일출


구름이 배경이 되어도 멋진 촛대바위



촛대바위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기암괴석들이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 절경을 두고 조선시대 도체찰사였던 한명회는 '미인의 걸음걸이'같다 하여 능파대라 하였다.  바위 각각에도 이름을 붙였으니 거북이 바위, 두꺼비바위, 형제바위 등이 있다. 


능파대


능파대에서 출렁다리로 가는 곳에 있는 정자는 해암정이다. 1361년 삼척 심 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이곳으로 내려와 생활할 때 처음 지은 것으로 송시열이 함경도 덕원으로 귀양 가다가 들러 글을 남기기도 했다.



얼마 전 개장한 출렁다리는 야간에 더욱 빛이 난다. 경쾌한 파도소리와 함께 조명이 켜진 흔들 다리를 걷는 쾌감이 으뜸이기에 저녁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멋진 일출을 보고, 광활한 바다를 보고 한껏 흥분하였다면 이번에는 촛대바위 앞쪽에 만들어진 조각공원에서 조용히 사색을 즐겨보는 것이 좋다. 







해파랑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로 오륙도 해맞이 공원부터 통일전망대까지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걷는 길이다. 총 770 킬로미터나 되는 해파랑길 중에 동해시 해변을 통과하는 길은  33코스로 추암해변부터 묵호역까지 연결된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한섬은 가세 마을과 고불개 남쪽 찬물내기 마을의 북쪽 바닷가에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가 있는 지역이다. 아직은 철거되지 않은 철책에 둘러싸여 군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을 포함하여 동해시 인근 해변에 해안데크와 전망대등을 설치하여 감성 바닷길이 열릴 예정이다. 


기존의 기암괴석과 백사장 몽돌해변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연경관 등의 훼손은 최소화할 계획이라 하니 인근에 있는 초곡 용굴 바위길, 바다 부채 길에 버금가는 명소가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개발이 되고 나면 더 이상 이런 한적한 한섬 해변은 볼 수가 없다   


화려하게 변신할 한섬 해변 

송림이 울창한 해파랑길 아래로 수십 년 동안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었고, 곧 철책이 없어질  바다가 가까이 보이는 통로로 들어갔다. 인적이 드문 길에는 마른 솔방울들이 수없이 발에 차이며 철책 너머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로만 바다를 볼 수 있다.  역시 멋진 기암절벽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관해정과 철책너머 바라 본 바다


현재 개방된  해파랑길


철책길

동해문화원에서 발행한 동해시 지명지에서 천곡을 팔경으로 나누어 예찬하고 있다.


1경 : 초록봉 정상의 철마 능선의 의연한 자태

2경 : 배양골 배바위의 넓고도 웅장한 모습

3경: 바위굴에서 나오는 찬물내기의 시원한 맛

4경: 대바위에서 물이 떨어져 내리는 기묘한 광경

5경: 한섬 바닷가에 들리는 어부들의 고동소리

6경: 생이재 언덕에서 부는 목동들의 노랫소리

7경: 봉단에 떠오르는 아침해의 황홀한 모습

8경: 갈병 절벽에 피어오르는 저녁밥 짓는 연기


한섬 해변의 철책길을 지나 만난 하평 해변은 아담하다.  기암절벽 사이로 보이는 해송과 모래사장은  한적해서 조용하게 산책하는 데는 그만이다. 해변길 옆으로 기찻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바다열차를 타고 보았던 바닷가가 이곳이었나  보다. 






산길로 또 철책길로 걸어온 한섬의 바다 쪽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제법 그럴듯한 원숭이를 닮은 바위부터 얼굴바위까지 희한한 모양을 하고 있는 한섬을 더 가까이에서 하루빨리 보기를 기대해 본다.




바다 건너 등대가 보이는 곳이 묵호 등대와 논골 담길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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