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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an 04. 2020

녹차밭에 눈이 내리면!

이 겨울에 푸르름을 보기 위하여 찾은 곳은  보성 녹차밭이다. 녹차밭은 길게 직선으로 심어졌건 산 지형에 따라 구불구불 심어졌건 그 푸른 선이 연이어진 모습이 참 좋다. 그 녹차나무에 하얀 눈이 내리고 새벽안개까지 더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


몇 년 전 찍은 녹차밭 일출


여행 일정에 따라 찾은 녹차밭은 예상했던 안개도 없었고 눈이 올 듯 말 듯 잔뜩 찌푸렸을 뿐이다.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매표소 직원은 한심한 듯 우리를 본다. 하긴 그 무엇이든 예상이 되었다면 그 시간 곳은 무척이나 붐볐을 터인데 그곳에는 오직 우리 밖에 없었다.


녹차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삼나무 숲길을 지나야 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뻗어올라간 삼나무 숲은 다른 때라면 무척이나 좋아했겠지만 캄캄한 새벽의 숲길을 걷자니 공연히 등짝이 서늘해져 남편의 팔을 꼭 잡아야 했다.


입구의 삼나무숲

삼나무 숲을 벗어나자 점차 드러나는 넓은 녹차밭에는 아~무도 없다. 굽이굽이 심어져 있는 녹차밭 사이를 얼마나 헤매었는지 모른다. 욕심 많은 나는 그 넓은 녹차밭을 한 장에 담기 위하여 거의 모든 사진을 파노라마로 찍었으나 그때의 그 느낌이 제대로 나온 사진은 하나도 없다.



어디를 찍어도 인생 샷이 되는 녹차밭은 '태왕사신기' '하노이의 신부'등의 드라마가 촬영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차밭 전망대에서는 저 멀리 득량만의 푸른 바다까지 보인다



향나무 숲 주목나무숲 삼나무 숲 외에도 매표소 입구 위로는 대나무 숲까지 조성되어 있다. 죽녹원만큼 크지는 않지만 시원한 대나무 숲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궂은 날씨 덕분에 그 넓은 녹차밭을 독차지하며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눈도 없고 안개도 없었지만 이렇게 오붓하게 초록의 싱그러움에 빠져 보기는 처음이다. 따뜻한 녹차 한 잔까지 마셨으면 더욱 좋았겠으나 그때까지도 카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진 찍기에 바빠 힐링은 생각조차 못했던 눈이 왔던 날의 녹차밭 풍경은 지난번 사진으로!





겨울 여행지로 녹차밭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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