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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an 29. 2020

사람이 만들어 낸 비경-외도 보타니아와 매미 성

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가대교가 아스라이 보이는 복항 마을 몽돌 해변가에 15년 동안 한 사람이 쌓아 올린 거대한 성이 있으니 매미 성이다.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하여 짓기 시작했다 한다.



해안가 기암절벽 위로 어떻게 무거운 돌들을 올렸을까?


유럽의 중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성은 설계도 한 장 없이 그것도 한 개인이 이뤄내었다. 전문 건축가가 지은 것처럼 매끈하지는 않으나 길가에서 많이 보았던 배수관의 시멘트 통이 보이는가 하면 둥글둥글한 자연석부터 축대에서 많이 보았던 네모난 돌까지 시멘트로 켜켜이 쌓여 올렸다.  다소 어수룩해 보이기는 하나 성벽 곳곳에 나무까지 심어 그의 열정과 정성이 느껴졌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5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꿋꿋하게 성을 쌓아 올린 한 인간의 집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바닷가에 그림같이 서있는 매미 성은 어느새 입소문이 나서 주차장도 화장실도 갖춘 데다 주차요원까지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몇 개의 포토존 앞에서는 커플들이 인생 샷을 담기 위하여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한다. 소중한 개인 소유지를 맘껏 관람할 수 있게 해주는 쥔장이 고맙다.

 




성 아래 해변에는 몽돌이 가득하다. 찰랑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즐기다 보면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고 발아래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은 거북손? 우와~



거제도에 간다면 매미 성에 들러볼 것을 강추!



거제도 일운면에서 4 킬로미터 떨어진 외도는 그동안 궂은 날씨로 몇 번이나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서 쳐다봐야만 했던 섬이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속하는 외도는 개인 이창호와 그의 아내가 척박한 바위섬을 사들여 30년 넘게 수많은 식물을 심어 가꾸어 놓은 정원으로 지금은  botanic(식물)과 utopia(낙원)의 합성어인 보타니아(botania) 라 한다.


아열대 식물이 가득해서 지중해의 해안 도시와 같은 섬은 1995년 개장 후 누적 방문객 수가 이천만 명을 돌파했다 하니 거제도 관광사업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썰렁한 한겨울에도 7개의 항구에서는 쉼 없이 배가 오가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정문과 바다 전망대


기묘하게 가꾸어진 향나무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연상된다


키 큰 야자수 아래 아열대 식물로 가득한 코카스 가든의 오르막길은 특히나 남국의 정취가 느껴진다. 아직 동백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으나 꽃이 피면 더욱 화려해질 게다. 두 부부의 피땀으로 이뤄진 경관이기에 더욱 경이롭다.



이름도 알 수 없는 희귀한 수목들이  빼곡하다




이탈리어로 '환영합니다'라는 뜻의 벤베누토 정원은 비너스 가든과 함께 외도의 노른자위에 있다. 한 겨울이라 튤립 양귀비 등의 꽃은 볼 수 없었으나 벤치나 조각상들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사람들이 즐게찾는 포토존이 되고있다.



꽃양배추


가장 기대했던  비너스 가든(베르사유 정원을 모티브로 만든 곳)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하여 땅을 갈아내어 볼 수가 없다. 최소한 공사 중이라는 안내판이라도 미리 보았다면 덜 서운했을 것을...


왼쪽 바다 쪽으로 버킹검 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비너스 상이 있는 공터가 비너스 가든으로 공사 중이다


대나무 숲으로 우거진 곳이 벰부 로드다. 청량한 대나무 숲길을 잠시 걸어가면 드넓은 바다와 기암절벽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전망대가 나온다. 해금강은 물론 날씨가 좋은 날은 대마도까지 보이는 곳이다. 외도 끄트머리의 멋진 절벽에 푸른 파도가 부딪치는 모습은 가슴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벰부로드와 파노라마 전망대


파노라마 휴게실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있는 소나무가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돌아가야해서 들어가 보지도 못했던 전망대 카페


다양한 수목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해금강의 비경과 푸른 바다가 배경이라 더욱 빛이 나는 조각공원에 작은 교회까지 구석구석 잘도 꾸며 놓았다.


조각 공원


언덕 아래에는 작은 교회까지


외도의 모든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은 원래 원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풍어제를 지냈던 곳으로 연인들이 찾아와 사랑을 확인하고 추억을 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의 언덕을 만들어 놓았다.


사랑의 언덕



정상까지 길게 이어진 천국의 계단 또한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포토존이다. 좌우의 나무 사이로 보이는 아열대 식물과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선인장까지 단아한 모습이 싱그럽다.


천국의 계단




선착장 옆의 동화 속에서 만날 법한 앙증맞은 등대와 작은 타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바다 물결의 벽면은 가우디의 구엘공원을 연상하게 한다.  




두 부부가 이뤄낸 유토피아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급하게 돌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부부가 꿈꾸고 머물고 싶어 했던 풍경에 동감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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