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도심의 철쭉은 모두 시든 채 꽃잎만 바닥에 뒹굴지만 높은 산 정상의 철쭉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취소되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하나 했더니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뀐 9일부터 황매산 산행이 허용되고 있다.
경상남도 산청과 합천의 경계에 있는 황매산은 높이가 1,108 미터나 되지만 해발 800 미터에 주차장이 있고 오토캠핑장까지 설치되어 있어 쉽게 정상에 피어있는 철쭉을 즐길 수 있다.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산 정상 수십만 평에 펼쳐진 붉은 철쭉의 장관 앞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만다.
작황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다. 포근해 보이는 꽃 무더기 속에 그저 몸을 풍덩 던지고 싶었다. 요 예쁜 녀석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길어야 열흘 정도다. 겨우 허락된 산행, 여건이 된다면 놓치지 말고 다녀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