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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n 22. 2020

이국적 정취가 가득한 남해 독일마을

 물건리 방조어부림, 죽방렴, 토피아 랜드

남해도와 창선도를 포함하여 68개나 되는 섬으로 이뤄진 남해군은 노량대교 삼천포대교 창선교 등의 다리로 하동과 사천으로 이어져 있어 드라이브하며 남해군의 전형적인 어촌 모습과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삼동면 드라이브 길에 섬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마을이 있으니 바로 독일마을이다.


독일 마을 전경


어려웠던 1960년대 외화벌이를 위하여 독일로 가야 했던 간호사와 광부들. 그들은 멋진 나이팅게일이 아닌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힘든 일을 도맡아야 했고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운 탄광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벌어들인 소중한 외화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 자금이 되었고 그 후 그들은 애타게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고 싶어 했다. 환경운동가들에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당시 남해 군수 김두관은 여러 행정지원을 함으로써 정착을 도와 마을을 형성하게 되니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 간호사와 파독 광부에 대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파독 전시관


독일을 방문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그들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며

"다시는 이런 빈곤한 삶을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맙시다"라고 했다는 말과


그 시대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이야기인 영화 "국제시장"에서 영도다리 평상에 앉은 노부부의 대사

"힘든 세상에 태어나 모진 세상 풍파를 우리가 겪은 게 다행이다"라는 말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전시관 내부 모습


뒤쪽에 마련된 그들의 묘

그렇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부모님들의 희생과 땀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국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붉은 지붕 아래에서 지금이나마 이 아름다운 남해 바다와 함께 많이 많이 행복하셨으면...


독일 마을에서 내려다보는 바닷가 마을이 물건리다.

"할머니 동네 이름이 왜 물건리예요?"

"동네가 크고 실하고 오래가니까 물건이지~" 부자가 많고 장수하는 어르신이 많다는 물건리. 앞바다를 빽빽하게 막고 있는 숲이 물건 방조 어부림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물고기를 부르는 숲을 뜻한다는 어부림은 거센 바람과 해일을 막기 위하여 팽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었으니 그 수령이 어느새 삼백 년이 넘었다.


물건리 방조어부림 앞바다에는 요트 학교도 있다.


이 방조림은 워낙 울창하여 그 옛날 호롱불을 켜도 마을이 보이지 않아 왜구의 침입도 별로 없었다 한다.

물건 방조 어부림


남해도와 창선도를 잇는 다리가 창선교다. 그 지족해협 바다에 독특하게 박혀있는 참나무가 있으니 원시 어업 죽방렴이다. 좁은 바닷길에 참나무 말뚝을 V자 모양으로 박고 대나무로 그물을 엮어 물고기가 들어오면 V자 끝에 설치된 불록한 통발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통발은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히도록 되어 있어 잡힌  물고기는 주간에 한 번 야간에 한 번 뜰채로 건져낸다.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고기잡이는 5월과 8월 사이에는 멸치와 갈치를 비롯해 학꽁치 장어 도다리 등이 잡히고 있다. 물살이 급한 곳에서 사는 물고기는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해서 최고의 회감으로 치는데 특히 산채로 건져진 죽방멸치는 그 맛이 뛰어나 이 지역 최고의 특산물로 꼽히고 있다.


지족해협의 죽방렴


창선도 해바리 마을은 갯벌 체험, 선상 어부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특히 어두운 밤에 횃불을 들고 바다에 나가 낙지를 잡는 체험은 관광객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해바리 마을


해바리 마을에서  마늘밭과 유자 밭을 지나 만난 토피아 랜드는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다. 다양한 테마로 섬세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토피어리가 한두 개가 아니다. 귀엽고 앙증맞은 작품들을 만들고 유지해 온 쥔장의 손길이 느껴졌다. 특히 편백나무 숲으로 오를수록 펼쳐지는 남해바다의 전경은 그저 따봉이다.


토피아랜드 입구


입구에서 바라본 토피아 랜드


삼나무 숲에서 바라본 토피아 랜드


편백나무 숲


잠시 언덕을 오르느라 흘린 땀을 식히며 편백나무 숲에 쉬고 있을 때 쥔장께서 타 오신 유자차의 시원 달콤함이란...  토피어리 하나하나 보며 즐기다 쉬고 싶을 때는 삼나무 숲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마냥 멍 때리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수심이 얕은 광양에 제철소를 건설할 때  10만 톤이 넘는 배가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바다의 흙을 퍼내야 했다. 그 흙을 남해군 서면 갯벌에 쏟아붓고 잔디를 심어 가꾸니 겨울철 운동선수들의 겨울 전지훈련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남해 스포츠 파크다.


남해 스포츠파크 호텔
트레이닝 센터


바다를 끼고 있는 푸른 잔디에는 야구장 축구장 수영장 농구장 외에도 호텔까지 마련되어 있어 스포츠인들에게는 훈련장소로, 일반인에게는 남해 여행 시 숙박장소로  으뜸이다. 각 경기장 사이에 있는 조각공원과 해안 산책길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 좋고 호텔 옥상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 한다면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해안 산책로


스포츠파크 환경조각 길에는 남해 정서를 담은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환경조각길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품 중 하나와 해안길을 운행 중인 꼬마 열차


다양한 운동장이 만들어져 있다.


루프탑에서 일몰을 보며 하루의 마무리를!

여행지에서 그 고장 특유의 음식을 먹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죽방 멸치로 유명한 남해에 가면 멸치 쌈밥과 방아잎을 넣어 고수의 맛을 내는 장어탕을 꼭 먹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남해 사랑채의 멸치쌈밥


스포츠 가든의 장어탕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남해까지 가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며칠 머무르며 시원한 풍경 가슴에 담고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올여름 휴양지는 남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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