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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17. 2020

비 온 뒤에는 관악산 무너미고개로 산책 나가요~

서울대에서 시작하여 무너미고개를 넘어 안양 예술공원으로 넘어가는 관악산 코스는 트레킹 코스라기보다는 산책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요즘 물기 어린 초록의 모습은 무딘 가슴을 뛰게 하고 걷는 내내 야트막한 물가에서 들려오는 작은 물소리에 절로 콧노래가 난다.

(서울대학교행 버스를 이용하여 에너지 자원 연구소 정류장부터 시작하면 코스는 더 짧아진다.)

 


산 정상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관악산은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멋진 산세를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신림동 사당동 안양 등에서 연주암으로 오르는 많은 코스가 있으나  서울대에서 무너미 고개를 넘어가는 코스는 가파른 오름 하나 없고 계곡 옆 숲길로 이어지기에 특히 보행약자가 쉬엄쉬엄 걸으며 여름 산을 즐길 수  있어 좋다.



관악산과 삼성산이 이어지는 곳에 무너미 고개가 있다. 하늘에서 내린 빗방울이 신림계곡이나 삼성천으로 흘러가기에 '문지방'이란 뜻의 무너미 고개라 부른다. 그리 높지도 넓지도 않은 고개를 넘고 난 후에는 끊어질 듯 이어지는 작은 물길이 계속 이어진다. 때로는 그 물길을 뒤뚱거리며 건너다보면 마치 아이로 돌아간 듯 즐겁다.


평소에는 물이 없다가 비가 와야만 물이 흐른다는 이곳은 지금처럼 비가 많이 올 때 찾는 것이 좋다


계곡에서 들려오는 등산객들의 웃음소리를 따라 내려가 보니 그럴듯한 담과 소가 이어져 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잠시 계곡물에 발을 담가본다. 뼛속까지 전해오는 차가움에 이내 발을 빼어버리지만 그새 쌓였던 피로감은 스트레스와 함께 사라진다. 챙겨간 간식과 커피 한 잔은 그 어느 상차림에 뒤지지 않아 마냥 멍 때리고 앉아 있고 싶었지만 뒤따라 오는 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장맛비로 계곡에는 크고 작은 연못에 작은 폭포까지 생겨났다.


비 온 뒤 더욱 파릇파릇해진 이끼식물과 간간히 보이는 청명한 하늘의 상쾌함이란...


길은 다시  서울대 농업생명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서울대 수목원으로 이어진다.  제한적으로 통행이 가능하지만 터널을 이룬 고목 길에는 꽃도 피어있고 호수도 있어 산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서울대 수목원은 관악산에서 내려올 때만 진입이 가능하고 안양 쪽 정문에서의 출입은 불가능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지는 것이 수상하여 수목원 정문을 열어젖히자 진풍경이 펼쳐졌다. 삼성천에서 내려온 물을 막아 수영장을 만들어 놓았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무릎 정도의 물가에는 쥬브에 몸을 실은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가득하다. 빼꼭하게 들어선 음식점과 카페 그리고 바쁘게 운반되어 오는 배달음식들 그리고 텐트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옛 안양유원지는 안양 예술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유명한 예술가와 디자이너 작품들이 전시되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북적거리는 인파가 싫다면 평일에 가면 덜 할 듯하다.  초록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 특히 산행이 힘든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인공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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