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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l 30. 2020

여름에는 시원한 유명산 계곡이 최고!

요즘 같은 장마철에 더욱 빛이 나는 곳이 계곡이다. 특히 가평은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명지계곡, 용추계곡, 어비계곡 등 멋진 곳이 많아 주말에는 더위를 피하여 나온 피서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덕분에 여유롭게 출발한 우리는 시작부터 교통체증에 시달려 한낮에야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유명산 계곡이 좋다는 말은 전부터 들어왔지만 직접 와보기는 처음이다. 코로나로 자연휴양림 앞에는 출입을 금하는 띠가 어수선하게 둘러쳐 있으나 다행히 등산로는 개방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되는 입구에 다다르면 계곡을 따라 오를 것인지, 가파른 산길로 정상에 올라 여유롭게 계곡으로 내려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가파르다는 말에 우리가 선택한 길은 당연히 계곡길이다.


야광나무와 신갈나무의 혼인목인 사랑 나무(좌)와 함박꽃 나무


산꼭대기부터 굴러온 바위가 제멋대로 널브러진 계곡에 하필이면 바위에 뿌리를 내려버린 나무들은 위태롭게 바위를 감싸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물소리 때문인지 더욱 상큼해 보이는 푸른 이끼와  울창한 숲 사이로 스며든 햇살 덕에 울창한 숲이 한층  싱그럽다.



넓은 바위 아래 박쥐가 살고 있다는 박쥐소. 가까이 갈 수는 없었으나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눈에 띄는 경관이 나무 사이로 보인다.


그럴듯한 장소에는 이미 돗자리가  펼쳐지고 물놀이가 시작되었다.

"아니 폭포란 폭포는 다 찍는 거야?" 기다림에 지친 남편의 볼멘소리를 듣고서야 사진 찍기를 멈췄다. 이맘때면 푸른 이끼와 함께 흐르는 물줄기를 실처럼 만들고자 멀리 이끼계곡까지 갔었기에 나도 모르게 너무 지체했나 보다. 사진이 취미라면 유명산 계곡도 장노출 출사지로 추천하고 싶다.



등산이 초보인 나는 계곡이라는 말에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나무데크나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사부작사부작 걸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유명산 계곡길은 자연 그대로 굴러온 돌덩이 사이에 만들어진 길이기에 그다지 쉬운 길이 아니다.



진짜 용이 승천하였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용소

사람들이 이름 지은 '용소'라는 소보다 계곡 아래로 쓰러질 듯 날개를 펼친 나무와 여체를 상상하게 하는 나무가 더 눈에 들어온다.




유난히 평평하게 넓어진 곳이 합수지점이다. 원래 산행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계곡을 보러 온 것이기에 이곳에서 계획대로 내려갈지 아니면 정상까지 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수많은 바윗돌 사이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우리는 뜻하지 않게 정상까지 오르기로 했다.


합수지점


합수지점에서 하늘이 보일 듯 말 듯 이어지는 S자 길을 1.6킬로미터나 가서야 유명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전망대에서도 시원한 전망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엇비슷한 높이의 소구니산 대부산의 짙푸른 등선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다.  이궁 어쩌다 보니 유명산 정상까지 오르고 말았다.



유명산 정상


꽤나 가파른 하산길, 만만치가 않다. 계곡길은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올라왔기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으나 빠르다고 이 길로 올랐다면 정상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 같다.



부실한 다리로 어지간히 징징거리며 완주한 산행이었다. 주말을 맞아 모처럼 쉬려는 남편을 졸라 오른 산행이었기에 이를 악물고 쫓아다녔지만 유명산은 나 같은 보행약자가 가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냥 계곡에 앉아 맛있는 음식 먹고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물장구치며 휴식한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지만 6.9 킬로미터 밖에 안된다며 정상까지 오르기에는 벅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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