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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Dec 10. 2021

울창한 해송에 둘러싸인 울기등대 그리고 대왕암 공원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내가 카메라만 들고 나오면 날씨가 왜 이렇담!" 

주차장에 내릴 때만 해도 궂은 날씨를 탓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만난 소나무 숲에서  하마터면 함성을 지를 뻔했다. 안개 자욱한 송림은 커다란 수묵화를 펼쳐 놓은 듯했다.  비에 젖은 나무는 색이 더욱 짙어 경외심마저 들었고 안개가 만들어 낸 몽환적인 분위기는 한참 동안 나를 꿈길을 걷게 했다.




한참 후에야 귀가 따갑도록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울기등대에서 안개 때문에 시야가 보이지 않는 배들에게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소리일 것이다.


울기등대는 1904년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이 해상 군 장악을 위하여 처음 지었다가 소나무가 성장하며  등대의 기능에 제한을 받자 새로운 등탑(좌)을 건설하였다.


소나무 숲을 빠져나오며 나타나는 대왕암의 절경은 또 한 번 고함을 지르게 한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대왕이 죽어서도 용이 되어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경주 앞바다에 묻히자 문무대왕비의 넋도 호국룡이 되어 문무대왕과 같이 동해를 지키다 대왕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 한다. 대왕암은 바위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축축한 바람과 자욱한 안개 때문에 대왕암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보이지 않았으나 오랜 세월 바람과 물에 깎인 바위섬은 거칠고 강렬하게  그 자태를 보여 주었다. 




해안 산책로 또한 잘 꾸며져 있어 겨울 바다의 정취를 느끼기 좋다. 또한 지난 7월, 울산 최초로 303 미터나 되는 출렁다리가 북측 해안 산책로의 햇개비에서 수루방 사이에 개통되었으니 그곳까지 다녀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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