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코로나의 기세에 다들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다. 떨어져 버린 낙엽만큼이나 헛헛한 나날 집에만 갇혀 있다가 한 번쯤 겨울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호사를 부려봐도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울산 간절곶, 푸른 바다와 잔디가 넓게 펼쳐진 모습에 크게 들이켠 한숨만으로도 맑은 기운이 온몸에 가득하다. 산책길에 만난 풍차는 이국적인 감성을 더하고 높이 4 미터나 되는 소망 우체통 앞에서는 아이처럼 포즈도 취해본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재잘거리는 조약돌 소리 들으며 해변에 주저앉아 물 멍하며 일렁이는 바다의 모습을 두 눈 가득 담아본다. 멀리까지 찾아간 보람이 있다.
곧 다가올 새해 첫날에는 모두가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꿈꾸며 해돋이 여행을 올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간절곶 등대는 해양수산부에서 정한 '아름다운 등대 15 곳' 중 하나다. 동북아 대륙에서 새 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뜬 '2000년 1월 1일 7시 31분 17초'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하여 해맞이 등대가 새롭게 건립되었다.
해변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차를 멈췄다. 바닷물이 빠져 작은 무인도로 길이 길게 나있는 것이다. 바로 옆의 작은 해수욕장에는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부터 저 건너 다리 아래에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까지 있다.
섬에 들어가 둘레길을 걸으며 곰솔이 만들어낸 풍경을 카메라로 담다 보니 소나무의 모습이며 건너편 다리의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이 익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보니 이곳은 강양항이고 이 작은 섬은 명선도요 바로 옆 해수욕장은 진하 해수욕장인 것이다.
처음 사진을 배울 때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와 내려주면 그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남들 따라 새벽 일출을 담고 멸치잡이 배들이 항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담았었다. 아 그곳이 이곳이구나! 밤새 잡은 멸치를 싫고 뽀얀 아침 안갯속을 뚫고 돌아오는 멸치잡이 배도, 멸치를 삶아내는 모습도 그저 신기해서 얼마나 셔터를 눌렀는지 모른다. 지금도 다리 옆쪽에서는 아침에 잡아 온 멸치를 삶을까?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는 해를 보려면 간절곶이 좋지만 일출 사진을 찍기에는 소나무가 배경이 되는 명선도가 좋다. 올 한 해 동안 나빴던 기억은 며칠 남지 않은 2021년에 다~ 던져 버리고 새해에는 모두가 기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