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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Feb 07. 2022

아찔한 스릴을 원한다면 한탄강 주상절리 길!

한탄강 물 윗길 트레킹, 주상절리 길

지난해 다녀온 한탄강 '물 윗길 트레킹(태봉대교부터 순담계곡까지 8 킬로미터)'에 대한 기억은 무척이나 새롭고 흥미로웠다. 바로 눈앞에는 기묘한 주상절리가 펼쳐지고 얼어붙은 강 아래에서 들려오는 생생한 물소리는 우리 몸속 깊이까지 상쾌하게 이어 흐르는 듯했다. 얼음과 부교가 맞부딪치며  달그락대는 소리에 박자를 맞추며 걷다 보면 마음마저 동심으로 돌아간다. 


그 클라이맥스인 순담계곡에서 거대한 바위 덩어리들을 보며 감탄의 소리를 지르다 시선이 멈춘 곳이 산 중턱에 건설 중인 잔도(사다리 '잔'자를 써서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처럼 매단 길)다.   그 잔도 공사도 끝이 나서 지난 11월 드디어 '한탄강 주상절리 길(물 윗길 포함 총 12 킬로미터)' 개통되었다. 코로나 시국에도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하던지 드르니와 순담계곡(30분 간격으로 300명씩 입장) 양 방향에서 입장한 사람들은 혹시나 잔도가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붐볐다.


양 매표소에서 주말이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구비구비 절벽에 놓인 잔도 길


몇 주전에도 주상절리 길 트레킹에 나섰었다. 한탄강 계곡이 오전에는 그늘이 지기 때문에 오후에 봐야 좋다고 하기에 포천 아트밸리에서 강아지와 여유 있게 산책도 하고 직탕폭포에 가서는 인근에 사는 친구까지 불러 매운탕도 먹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드르니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이 3시 5분. 3시가 입장 마감 시간이라는 것을 몰랐던 우리는 그날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화강암을 채취하던 채석장이 '아트밸리' 단장하였다.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한탄강 가는 길에 들르면 좋다.



한탄강 위쪽에 있는 직탕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높이만 좀 높았더라면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유명해졌을 것을.


2010년 제주도가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정을 받은데 이어 한탄강도 2020년 7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그 옛날 화산 폭발로 흘러간 용암이 이곳에 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를 만들었다. 한탄강 협곡을 둘러싼 수직의 주상절리와 강가에 널브러진 다양한 바위가 만들어 낸 풍경은 바로 강 위의 세상과는 전혀 달랐다.


그 절경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태봉 태교부터 순담계곡까지는 강물 위에 부교를 띄어 '물 윗길 트레킹'코스를 마련했고 얼음이 15 센티미터 이상 두께로 언 구간에서는 얼음 트레킹까지 할 수 있다. 순담계곡부터 드르니 마을까지는 바닥에서 약 30여 미터 높이에 철심을 박고 1.5 미터의 넓이의 철망으로 된 잔도를 설치하여 허공을 걷는 아찔한 스릴을 맛보며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주상절리 길'을 조성하였다.



태봉대교부터 순담계곡까지의 물윗길 트레킹에서의 백미는 송대소의 육각기둥과 순담계곡의 멋진 바위들이다.


잔도에는 단층교, 선돌교, 돌개구멍교, 한여울교 등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이름이 붙여진 13개나 되는 교량이 있고 경치가 뛰어난 곳에는 한층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3개의 스카이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강 반대편의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철망 아래로 한탄강을 즐기며 3.6 킬로미터나 되는 길을 아찔하게 걸어야 한다. 요즘 같은 겨울, 살짝 살얼음이 얼기라도 하면 강바닥으로까지야 떨어질 염려는 없지만 미끄럼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강 위에 또 산 위에 출렁다리를 놓아 많은 관광객들이 스릴을 느끼기 위해 찾고 있다. 그 다리가 열세 개나 있으니 짜릿함을 즐기기에 이곳 만한 곳이 없다.


잔도를 걷다 보면 경치가 좋은 곳에는 오른쪽처럼 전망대가 설치되어 바로 아래 절벽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포천의 명성산과 더불어 이곳의 드르니 마을도 궁예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궁예가 패자로서 도망 기다 들렀다는  마을이 '드르니 마을'이다. 그 마을 부근의 잔도는 오르고 내리는 계단이 많아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힘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나머지 구간은 거의 평평해 쉽게 걸을 수 있다. 드르니 마을에서 출발하여 순담계곡이 가까워질수록 천하절경이 펼쳐진다.




잔도 아래 멋지게 S라인을 그리는 있는 물 윗길의 부교는 잔도를 걷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물 윗길에서 올려다보는 풍경과 잔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탄강 구간마다의 풍경 차이도 있겠지만 높이의 차이도 있어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잔도에서 내려다본 물 윗길


굳이 전 코스를 걷기 불편한 사람들은 차로 이동하며 한탄강 최고의 명소인 고석정이나 순담계곡, 송대소의 주상절리를 살펴볼 수 있다. 다소 멀기 보이기는 하나 자동차 길 옆에 있는 제방길도 있다. 송대소 가까운 곳에 세워진 은하수교는 건너편에만 기둥이 세워져 비대칭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특이한 데다 다리 중간쯤에는 투명 유리로 되어있어  이곳에서도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고석정


순담계곡


은하수교 근처 풍경


동송읍과 갈말읍을 잇기 위하여 놓은 승일교는 철원이 북한 땅이었을 때 공사를 시작하여 6.25 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휴전 이후 다시 공사를 재개하여 완성한 다리로 남북의 합작품이다. 현재 두 개의 다리가 있는데 그 당시 지어진 다리는 자동차가 통행을 할 수 없고 사람들만 건너는데 그 아래에 인공폭포가 만들어져 있어 거대한 빙벽을 볼 수 있다. 


승일교 아래에는 인공폭포가 있다
태봉 구문(태봉국에서 통일 한국의 미래로 가는 9개의 문)을 만들어 우리의 간절한 소망인 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도 지났다.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의 모습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울창한 녹음이 어우러진 여름이나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가을의 한탄강도 멋지지만 하얗게 변신한 이 겨울의 풍경 또한 이 시기가 아니면 볼 수 없다.




 

스키장이나 설산 말고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추운 겨울, 강물이 꽁꽁 얼어붙은 모습과 함께 주상절리와 멋진 바위를 맘껏 볼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자녀들과 함께 겨울 나드리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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