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미의 세상 Jun 08. 2022

공항철도 타고 가는 섬 여행

공항철도, 자기 부상 열차, 무의도, 소무의도, 실미도

봄꽃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6월, 낮 기온이 벌써 30도를 넘나 든다.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다.  한 번쯤 낭만적인 섬으로의 여행을 꿈꾸지만 배를 타고 떠나는 섬으로의 여행은 섬의 특성상  선착장까지 가야 하고 또 뱃시간에 맞춰 배를 탄다는 것이 꽤나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대중교통만으로 가는 섬 여행

수도권과 가까운 인천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이 많다. 요즘 하나 둘 연륙교와 연도교로 섬과 육지가 이어지고 있어 더 이상 섬이 아니게 된 섬들이 있으니 무의도와 실미도 그리고 소무의도다. 게다가 공항철도 인천공항 1 터미널에서 자기 부상 열차를 타고 용유역까지 가서 무의 1번 버스를 타면 대중교통만으로도 섬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자기 부상 열차의 운영시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 인천 터미널 역에서 매시 00,15,30,45분 출발, 용유역에서 매시 01,16,31,46분 출발, 이용요금 무료, 인천공항 1 여객터미널 교통센터 2층에서 승차)



무의도의 하나개 해수욕장과 호룡곡산

무의도에 처음 간 것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방영된 후쯤이다.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주제곡 '아베마리아'와 함께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그리고 혜성처럼 나타난 김태희 등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푹 빠져 있을 때다.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무의 영상단지 세트장 사진을 보니 주제곡과 함께 그때의 주인공들 얼굴이 떠오른다.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 해수욕장에는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지고 푸른 바다는 서해 바다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다.   백사장 오른쪽에는 방갈로식 숙박시설이 수십 채가 세워져 있어 해수욕장 분위기가 물씬 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영상단지 지나 순환 숲길로 오르며 만나는 해상관광탐방로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데크 왼쪽으로 사자바위, 만물상, 망부석, 불독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서있다. 탐방로는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쌜 때는 다리의 난간을 꼭 잡아야 할 정도로  아찔하다. 그곳에서 바다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은 물론이요, 물이 빠져나갔을 때 갯벌에 춤을 추듯 그려진 물길을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어지고 만다. 


간조 만조 또 해가 질때마다 달라지는 바다 풍경을  맘껏 볼 수 있다.



물 빠진 갯벌에서 숨어있는 조개를 캐는 사람들도 단단한 갯벌로 산책 나간 사람들도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 한창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호랑이와 용이 결투를 벌이는 것 같이 생겼다는 무의도의 호룡곡산을 오르면 된다. 200여 미터의 야트막한 산이라 몇 군데 바위로 이뤄진 급경사를 제외하면 길이 완만하다. 계속 바다가 보이는 길은 아니지만 나무 그늘이 강한 햇볕을 가려주고 있어 산책 삼아 쉬엄쉬엄 다녀오면 좋다. 정상에 오르면  그 넓은 하나개 해수욕장도 작게만 보인다.  산행이 어려운 사람은 해상관광 탐방로 끝까지 갔다가 순환 숲길로 돌아오는 코스만으로도 좋다.

 

소무의도로 가는 인도교(좌), 하나개 해수욕장


섬 속의 섬, 소무의도

소무의도는 무의도와 차량 통행이 불가한 인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면  관광 안내소 앞에도 생선을 말리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어촌 마을을 만난다. 

 

414 미터의 소무의 인도교와 떼무리 선착장


해발 74 미터에 해안선 길이도 2.5 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 섬의 둘레길은 약 1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며 무의도와는 전혀 다른 잔잔한 섬의 정취에 빠지게 된다. 섬과 바다가 만나는 오솔길이 무의 바다누리길이다. 푸른 바다 너머 수평선에는 영흥도 등 주변 섬들이 듬성듬성 이어진다.


섬 주민들의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풍어제를 지녔던 부처깨미


부처 깨미 전망대 아래에는 기암괴석들이, 200여 미터의 몽여해변에는 소라 형태의  '소무의도 스토리움'이 있어 섬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몽여 해수욕장

전 모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었다는 명사의 해변은 이제는 방치되어 썰렁한 데다 검고 굵은 돌들만 가득하다. 손에 닿을 듯 앙증맞은 해녀도를 지나면 짧은 둘레길은 아쉽게도 끝이 난다.


명사의 해변
해녀도



실미도 해수욕장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실미도까지 건너갈 수 있는 실미 해수욕장은 2 킬로미터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캠핑객들로 해안은 들썩이고 물이 빠져나간 갯벌에는 부모와 함께 조개를 캐러 나온 아이들이 꽤나 즐거워하고 있다.



물이 빠지면 건너편의 실미도까지 넓은 길이 열려 들어갈 수 있다. 곧 물이 들어온다는 말에 섬 뒤쪽까지는 가보지 못했으나 섬의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가득하다. 정말 영화 '실미도'에서 처럼 부랑배 등을 잡아다 군사훈련을 했을까?  그다지 평지가 넓어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굳이 피서 철이 아니어도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을 때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인천 앞바다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사브작 사브작 섬의 정취에 빠져보고 싶다면 무의 바다누리길을, 가슴이 답답할 때는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섬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국사봉에서 호룡곡산까지 다녀오면 좋다. 여름철 피서나 갯벌체험을 위한 해수욕장도 3개나 있으니 굳이 멀리 피서를 떠날 필요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궁화 열차 타고 간 원주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