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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May 31. 2022

부산 원도심이 들려주는 이야기

용두산 공원, 이바구길,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부산 원도심의 중앙인 용두산 공원에는 부산타워가 있다.  



산세가 용 모양을 하고 있어 일본에서 건너오는 왜구들을 삼켜버릴 것이라 하여 용두산이라 했다는 산은  그다지 높지는  않다.  부산타워 바로 아래에는 커다란 꽃시계와 함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바로 그곳은  조선 숙종 4년 때부터 일본의 신사가 있던 자리로  왜관의 일본인들이 현해탄을 건너는 동안 무사항해를 기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에게도 신사에 참배할 것을 강요했다. 해방 후 그 신사는 철거되었고 지금은 우리의 영원한 영웅인 이순신 장군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우리나라 최대의 항구도시 부산은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수탈한 물자를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통로였고, 한국전쟁 때는 전쟁을 피해 내려온 많은 피란민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특히 용두산 일대와 감천문화마을은 화려한 신도시인 송도 쪽과 달리 쪽방촌 등 어렵게 살던 그때 그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초량 이바구길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간직한 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지하도를 건너며 시작된다.   부산은 대부분이 산지라 평지가 별로 없다.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인들이나 부두 노동자들 특히 전쟁으로 인한 피난민들은 경사진 산지에 무허가 판자촌을 짓고 살았 다.  산 중턱의 길을 '산복도로'라 하는데 산 위의 주거지와 산 아래의 일터를 연결하던 길로 지금은 노선버스까지 다니고 있다.




산복도로로 올라가는 지름길인 168계단을 오르면 멀리 부산대교와 함께 탁 트인 부산 시내를 려다 볼 수 있다. 고객의 불편 해소와 관광자원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가파른 계단길에는  8인승 모노레일이 있는 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길 아래는 바다와 고층 건물이 어우러지는 신 풍경이, 위로는 과거의 우리의 삶을 추측하게 하는 골목길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산복도로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장관이다.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부산의 중심지에 있는 국제시장과 깡통시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덕분에 더욱 유명세를 탄 곳이다.  


시장이 처음 형성된 것은 일제강점기 후 전쟁에 진 일본인들이 급하게 고향으로 돌아가며 가지고 왔던 물건을 팔았던 곳이라 하여 일본어의 '얻어서 라는 의미의 돗떼'에서 도떼기시장이라 했다. 그 공터에 판자로 된 건물이 지어지고 상인들이 입주하며 시장의 형태를 갖추자 자유시장이라 했고, 한국전쟁으로 부산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까지 취급하게 되면서 미국산 일본산 한국산 등을 사고 판다 하여 국제시장이라 했다.  미군 부대의 캔 제품을 주로 팔았던 바로 옆 시장은 깡통 시장이다.  


다시 한일 수교가 이뤄진 후 국제시장을 주도한 것은 전자상가였고 그 당시 유행했던 카세트 플레이어와 시디플레이어 코끼리 밥통 등이 주로 팔렸다고 한다.



어둑어둑해지자 갑자기 나타난 수십 개의 포장마차들로 깡통시장은 활기를 는데 바로 야시장이다. 케밥과 춘권 등 다양한 세계의 요리상이 펼쳐지자 볼거리와 먹거리를 찾아온 사람들로  야시장은 자정까지 북적였다.



화려한 항구 도시인 줄 알았던 부산의 원도심을 돌아보니 구석구석  서럽고 고되었던  삶이 녹아 있었. 우리가 지금 이만큼 살게 된 것은 고단하게 살았던 우리들의 부모님 덕분이리라.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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