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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n 13. 2022

첫 지역살이로 강릉은 어떨까?

강릉 살이, 도심권 50 플러스

은퇴한 사람들은 한 번쯤 귀농 귀촌을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서울 마포구에서 태어나 서대문구에서 자라고 결혼 후 30여 년째 양천구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북적이는 서울을 떠나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오죽하면 결혼하고 처음 몇 년 동안 명절에 시댁에 내려가는 날이면 가슴 설레며 새댁 티 팍팍 내며 꽃단장까지 하고 내려갔을까?


지금은 거의 폐가가 되어버렸지만 멋스러운 기와집의 툇마루에 앉아 계시던 시할아버지의 인자하신 모습과 소박하기 그지없는 작은 정원이 있던 시댁은 정겨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한옥은 아닐지라도 흙냄새 맡으며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 50 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실시한 '슬기로운 농촌생활 in 전남'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힘든 2박 3일의 일정에서 귀농과 귀촌의 차이를 알게 되고  농사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관광산업으로까지 승화시킨 사람들의 성공담도 들었다. 그리고 귀농 귀촌이 그냥 우리가 꿈꾸듯 생각하는 생활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도심권 50 플러스에서 실시한 '강릉에서 살아보기'라는 말에 또다시 귀가 솔깃해졌다. 전라도는 아무래도 내가 평생 살아온 서울과 지리적으로 너무 멀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지만 강릉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도 같다. 더군다나 강릉은 현재 KTX 강릉역이 생겨 서울까지 2시간 대에 올 수 있는 데다 나이가 들수록 큰 병원이 있는 도시에 살아야 한다는 것에도 맞기 때문이다.


왠지 친숙한 도시 강릉

오랜 직장생활에 지칠 때면 자주 찾던 곳이 강원도다. 특히 강릉 하면 어릴 때 가족 여행으로 떠났던 추억이 어린 경포대 해수욕장이 있고, 추운 겨울 갑자기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밤새 달려가 안목해변에서 마셨던 커피 맛도 남아 있고, 늘 서울에서 먹던 빨간 순두부가 아닌 몽글몽글한 하얀 순두부에 양념간장을 얹어먹는 초당 순두부의 맛으로도 기억된 곳이 강릉이다. 그래서인지 내게 강릉은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안목해변


멋진 동해바다가 바로 눈앞에!

닭장 같은 아파트에서 안양천을 바라보며 사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살았다. 그런데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바다가 바로 앞에 있다면 그것도 서해나 남해처럼 잔잔한 바다가 아닌 힘차게 일렁이는 푸른 동해 바다를 늘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면 아마 몇 년 묵은 위장병도, 그동안 머리를 짓눌렀던 스트레스도 한방에 다 날아갈 것만 같다. 


정동진의 일출


산책도 호수나 바다를 보며!

'앉죽 걸산' 앉으면 죽고 걸으면 산단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손실이 많아 하루 만보 정도는 활기차게 걸어줘야 만병이 사라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휴가 때 자전거로 돌았던 경포호부터 가시연 습지까지, 또 걷는 내내  솔향 가득한 숲길과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강문해변 일대와 해파랑길, 바닷가 데크를 걸으며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정동 심곡 바다 부채 길 등 경관이 수려한 둘레길을 사브작사브작 걷다 보면 운동이 아니라 매일이 여행이지 않을까? 


정동심곡바다부채길


싱싱한 회가 먹고 싶으면 주문진 항으로, 시장 먹방 투어는 중앙 전통시장으로!

동해안의 대표항인 주문진 항에는 갓 잡은 싱싱한 횟감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중앙 전통시장에 가면 산과 바다에서 나는 각종 음식 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국밥, 닭강정, 오징어순대, 마늘 빵 짬뽕 빵 등 독특한 빵이 있고 장칼국수와 감자옹심이까지 시장은 정말로 먹거리 천국이다.



최근 은퇴자들이 열망하는 '촌캉스'나  '산촌 감성'에 힘입어 강원도 산촌에서 빈집 찾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무작정 강릉으로 이주하기보다는 우선 한 달 살기나 1년 살기 등부터 시작해 보고 싶다. 혹시 소소한 나의 일거리나 놀거리까지 찾을 수 있다면 늘 꿈꾸던 지역살이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까?

그저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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