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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02. 2022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북유럽을 여행하려면 직항 노선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핀란드의 헬싱키나 독일의 프랑크 푸르트까지 비행기로 가서 다시 배나 비행기로 갈아타야만 한다. 또다시 타게 된 투르크행 크루즈는 다양한 형태의 객실과 레스토랑, 바 그리고 면세점이나 공연장까지 갖추고 있다. 크루즈 배에서의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누적된 여행의 피로에 무료로 제공되는 맥주를 두 잔이나 마시고 깨어보니 그만 투르크항에 도착하고 말았다.




투르크는 1550년 구스타브 바사 왕이 러시아로 진출하기 위해 만든 수도다.  스웨덴에 이어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로 1세가 수도를 러시아와 가까운 헬싱키로 옮기라 하여  수도는 지금의 헬싱키가 되었다.

 


헬싱키는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절제된 분위기를 띄고 있다.


1800년 초부터 핀란드에서도 본격적으로 민족주의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아돌프 아르비드손은 '우리는 더 이상 스웨덴인도 러시안인도 아닌 핀란드인이 되자'며 외치기 시작했고,  민속학자 엘리아스 뢴로트는 핀란드의 민족 서사시인 '칼레 발레'를 펴냄으로서 핀란드인에게 민족적 정체성을 부여하며 고유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였다. 어릴 적부터 음악적 재능이 있던 작곡가 시벨리우스는 전공이 법학이었으나 음악 공부를 하고는 조국에 대한 애정을 담은 곡들을 만들어 냈다. 


디자인 천국이라더니 건물 위의 쓰레기처럼 쌓아놓은 것도 작품인듯하다.

1900년 이후부터 핀란드는 독립을 위해 러시아와 소련과 여러 차례 전쟁을 하는 통에 전쟁 후 3억 달러에 달하는 전쟁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럼에도 빠르게 선진국으로 진입하여 현재 국가 청렴지수나 복지 정책에 있어서 세계 3위 안에 드는 나라로 성장하였다. 


핀란드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것은 4만여 개나 되는 호수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나라를 '수오미'라 하는데  '수오'는 핀란드어로 호수를 뜻하니  '호수의 나라'라는 뜻이다.  



시벨리우스 공원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자치권도 자유도 박탈당했을 때, 시벨리우스는  '옛부터의 정경'이라는 민족 역사극의 전주곡과 배경음악을 만들게 되었다. 그중 '핀란디아'는 발표했을 당시에는 자국민들도 그 의미를 잘 몰랐으나 차츰 곡에 담긴 절절한 의미가  핀란드인들에게 알려지자 핀란드인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눈치챈 러시아 관헌들은 이 곡의 연주를 금지시켰다 한다.

 '오 핀란드여 보아라 너의 날이 밝아오는 것을...'로 시작되는 핀란디아는 그들에게 애국가처럼 애창되고 있다.



1967년 조성된 시벨리우스 공원은 국민 작곡가 시벨리우스를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여류 조각가 에일라 힐투넨은 24톤이나 되는 강철로 파이프 오르간 조각을 만들었고 그 옆에 고뇌에 가득 시벨리우스의 두상이 있다. 

  


암석교회라 불리는 템펠리아우키오 교회 

교회라 했는데 우리나라처럼 십자가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한참을 찾은 후에야 암석들 사이에 자그마하게 서있는 십자가를 찾을 수 있었다.  나지막하고 둥근 지붕과 돌덩이들. 마치 동굴 속으로 들어가듯 들어가 보니 교회는 마치 공연장과 같아 절로 숨을 죽이고 자리에 앉게 된다. 




암석 교회는 젊은 건축가 티모 투오모 수오 마라이 넨 형제가 설계했다. 본인들의 고향인 수르사리섬이 대부분 화강암 산악지형이었는데  헬싱키도 붉은 화강암 지대가 많아 고향과 닮은 암석 투성이 언덕을 최대한 살리고 천장은 동심원을 그리듯 구리줄을 빽빽하게 돌렸는데 전체 길이가 무려 22 킬로미터나 된다고 한다. 교회의 내부에도 바위들이 그대로 있어 독특한 분위를 내고 있다.




원로원 광장의 헬싱키 대성당

투르크에서 헬싱키로 수도를 이전할 때 조성된 원로원 광장에는 현재 정부 종합청사와 헬싱키 국립도서관, 헬싱키 대학 등이 있다. 원로원 광장은 핀란드의 주요 국가 행사나 축제를 개최하는 상징적인 장소인데 중심에 서있는 동상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로 2세다.




러시아 지배기에 세워진 헬싱키 대성당은 흰색 외벽에 푸른색 돔 형태의 지붕을 한 루터란 교회의 대성당이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에게 바치기 위하여 건립되어 핀란드가 독립하기 전까지는 성 니콜라이 성이라고도 했다.



우스펜스키 대성당

헬싱키 대성당과 마주 보고 있는 우스펜스키 대성당은 러시아의 건축가에 의해 지어진 러시아 정교회 교회다. 100년이 넘게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는데도 정교회 신자가 전체 인구의 1 퍼센트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우스펜스키는 성모의 영면을 뜻하는 러시아어다. 대성당의 꼭대기에는 양파 모양의 돔이 있다




광장에서 바닷가로 걸어가자  귀한 과일과 특산품들을 팔고 있는 마켓 광장이 있다.





그렇게 어딘가 가지 못해 안달복달했건만 오랜 비행 끝에 보이는 우리의 땅 영종도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여행이란 돌아올 집이 있어 행복한 것 같다. 아직도 눈에 선한 피오르드나 멋진 호수가 눈에 아른거리기는 하나 눈에 익숙한 내 나라, 북적이는 서울 시내가 무척이나 반갑다.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 때문에 언제 막힐지 모르는 해외여행, 조금이나마 갈증을 해소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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