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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Jun 17. 2023

케이블카 타고 가는 제부도

제부도 해상케이블카, 매바위, 탑재산, 제부 마리나, 제비 꼬리길, 아트

번잡한 도시생활을 하다 보면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드라이브 겸 찾는 곳이 가까운 경기도에 있는 제부도다. 제부도는 육지와 2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아주 가까운 섬이지만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려야  섬에 갈 수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 물때 때문에 기다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이 빠졌다 해도 뻘이 가득해 장화를 신고 다닐 정도로 질퍽거려 아이는 업고 어른은 부축해서 건너라고 '제약 부경'이라는 말도 있다. 이에 섬 이름도  '제'자와 '부'자를 따서 제부도라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하늘길이 열려 언제든지 케이블카를 타고 손쉽게 오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와 섬 그리고 뻘의 풍경은 그저 엄지 척이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육로는 왜 저리도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놓았을까 분명 멋지게 보이려고만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 길마저 근사해 보이는 것은 높은 하늘에서 보기 때문이다.



무심코 발아래 윤슬을 바라봤다가 아찔함에 금세 저 멀리 섬으로 눈길을 돌려버린다. 지나가는 케이블카 기둥이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하다. 에펠탑과 닮았다.  


   

날씨와 바닷물의 양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닷길


키조개처럼 길쭉하게 생긴 제부도를 쉽게 돌아보려면 깡통열차를 비롯하여 카트나 바이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얼굴을 스치는 청량한 바람이 그 어떤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하다. 또 바다 풍경을 만끽하기에는 자동차보다는 덜컹거리는 전동차를 타야 제맛이 난다.



제부도 남쪽 끝으로 가다 보면 20여 미터 높이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삼 형제 촛대바위라는 매바위다. 여러 개의 해식 기둥으로 이뤄진 제부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만조 때는 작은 섬이 되었다가 간조 때는 바닷길이 열려 제일 끝에 있는 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다. 게다가 물 빠진 바닷가를 잘 살펴보면 조개나 눈먼 낙지를 잡을 수도 있다.


여름이면 캠핑객들로 가득 차는 모래사장과  매바위를 감상할 수 있는 매바위 광장




매바위부터 제비꼬리길을 거쳐 빨간 등대까지 모두 합해도 3.5 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 산책길이다. 인증숏을 찍으며 이국적인 상점과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찰랑이는 파도소리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금세 빨간 등대에 다다른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전망대에서는 물멍을!




해변길에는 독특한 예술공간인 아트파크도 있다. 현재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나 너 우리'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순간포착의 사진 한 장으로 우정과 가족애 그리고 동물과 자연과 사람 사이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독특한 플레임으로 지어진 전시장에서 바라보는 제부도의 모습 또한 살아있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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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제비꼬리길이 시작되는 탑재산에 오르면 된다.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으나 제비꼬리길 반대편 끝에서야 내려갈 수 있으니 노약자에게는 그리 만만치 않다. 정상에는 스카이워크도 있고 꽤나 우거진 숲이 온통 바다를 가려 섬이라는 사실을 잊고 만다.     


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면 탑재산 하부의 다양한 석영맥을 볼 수 있다




등산도 즐기고 산 아래에서 볼 수 없는 풍경까지 즐길 수 있으니 시간이 넉넉하다면 다녀가는 것이 좋다.


제부항 바로 옆에는 뱃길을 따라 들어오는 어선들의 문지기 역할을 했던 빨간 등대가 있다. 빨간색과 더불어 많은 갈매기 떼가 이리저리 날고 있어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

포토스팟에서 멋진 인생 숏을!


여행에 있어서 먹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가 없다. 회센터에서 바로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한 입 베어물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이 얼마나 상큼하던지 다이어트 중이라 딱 한 점만 먹겠다고 수저를 들었는데 매운탕까지 순삭하고 말았다.



     

파도가 적고 수심이 3 미터 이상이나 유지되는 전곡항과 제부도에는 마리나 시설이 되어 있다. 하얀 요트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낭만적인 모습을 볼 때는 그저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요트를 즐길 수가 있었다.  제주 바다에서 대형 요트를 타보기는 했으나 작은 요트는 처음이다. 



그 작은 요트에는 침실도 두 개나 있고 주방시설과 화장실까지 있어 며칠간의 항해도 가능하다


날씨까지 끝내줬던 날 와인 한 잔 하며 바라보는 제부도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엔진을 끄고 닻을 올리니 평온 그 자체였다. 가끔 쌩하니 모터보트가 지나기라도 하면 롤링의 맛까지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요트에서 일몰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는 통에 갈매기와 새우깡 놀이를 못해 아쉬웠는데 요트에서 즐길 수 있었다. 새우깡을 한두 개 주자 어떻게 알았는지 순식간에 수십 마리의 갈매기가 몰려들었다. '새우깡 빨리 내놔'라고 요구하듯 달려드는 녀석들이 무섭기까지 하다.



볼 것 많은 경기바다를 즐기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니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가능하면 저녁 일몰까지 보고 와야 한다. 멀리 동해나 남해까지 가지 않고도 이렇게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수도권과 가까워서 좋고, 걷기 편한 해안 산책길은 길지 않아 좋다.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또 얼마나 멋질까? 분명히 특이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바로 근처에는 대부도도 있고 탄도항과 누에섬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포함시킨다면 하룻밤은 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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