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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Oct 07. 2023

감악산 아스타국화 축제장은 일몰 시간이 최고!

거창 감악산 아스타국화 축제,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견암폭포

요즘은 관광지마다 출렁다리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 그중 우두산 출렁다리는 해발 620m에 설치한 국내 최초의 Y자형 출렁다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출렁다리가 월요일에는 휴장이란다. 거창까지 내려와서 못 보고 가나 싶어 밤새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황금 같은 연휴 덕분에 월요일에도 개장을 했고 여러 대의 셔틀버스는 쉴 새 없이 관광객을 날랐다. 


산 위의 출렁다리는 아찔함을 맛보는 데는 최고지만 그 높은 곳까지 올라야만 한다. 지난해 원주 간현 유원지의 출렁다리에 올랐던 기억에 잠시 부실한 무릎이 걱정이 되었지만 무작정 오르기로 했다. 정상까지 10분 정도 걸렸을까?  약간 경사가 있긴 해도 햇살이 비치는 소나무 숲 사이를 오르는 것이 상쾌했다. 게다가 혹시 땀이라도 흘릴까 식혀주는 산들바람과 푹신한 야자 매트 덕분에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강렬한 빨간색 출렁다리 아래로 협곡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리 아래에는 폭포까지 있다. 수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폭포를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처음이다. 아찔한 높이에 소름이 돋았지만 그만큼 짜릿했다. 겁 많은 우리 강아지는 그저 아빠 품에서 와들와들 떨어야 했지만 우리는 그 멋진 풍경 앞에서 쾌재를 불렀다. 높고 푸른 하늘, 기암괴석 그리고 폭포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항노화 웰니스 체험장이라더니 주변에는 무장애 데크가 지그재그로 길게 놓여 있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울창한 송림 속에서 힐링하고 가기 딱 좋아 보인다.


출렁다리 옆쪽으로는 견암폭포가 있다. 그다지 많이 걷지 않고 만나는 폭포는 약 30m  정도다. 많은 소나무 사이로 걷다가 만나는 폭포수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다. 게다가 아직도 싱싱하고 탐스러운 수국도 피어 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숲을 즐겨 본다. 


견암폭포 위쪽에 있는 급제바위는 옛날 예조판서가 과거시험을 관장하던 모습을 닮았다 한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감악산이다. 산 꼭대기 약 10만여 평 부지에 보랏빛 아스타 국화가 만발하였다. 몇 년 전 강원도 육백마지기 풍력단지에 갔을 때 산 아래를 보랏빛으로 물들인 샤스타베이지의 물결을 보고는 너무나 예뻐 펄쩍펄쩍 뛰었던 기억이 난다. 

전망대 아래에는 가을의 상징인 억새를 심어 놓았다.


풍력 발전기와 아스타 국화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 옆으로 구름이 흘러가고 있다. 잠시 후 해가 떨어질 무렵의 행사장은 장관이다. 은은한 저녁 햇살을 받은 꽃들도, 멋진 일몰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사람들도 약간은 흥분되어 있는 것 같다. 그때 누군가 비눗방울을 날리자 사람들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다. 



연인들은 부둥켜안고, 가족들은 카메라 앞에 열심히 V자를 그리며 이 순간을 담고 있다. 서서히 해는 내려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산 너머로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하늘을 좀 더 느껴보고 싶었지만 날이 어두워지면 내려가기 힘들까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제2, 제3 주차장까지 가득 찼던 차들은 어느새 거의 다 내려갔다. 억새와 국화가 한참인 이곳은 다음 주부터는 별바람 축제가 이어진단다. 이른 새벽 풍력발전기 사이로 안개가 낀 모습도 늦은 밤 총총이 떠있는 별을 보기도 좋은 이곳, 늦가을까지 방문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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