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미의 세상 Sep 24. 2018

사려니 숲길과 절물 자연휴양림

                                            

사려니라는 이름은 신성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세계 자연유산이자 생물권 보전 지역인 한라산 자락을 15킬로미터나 가로지르는 숲길. 내비게이션에 붉은 자연휴양림이라 치고 가다 보면 삼나무 숲이 울창한 대로에 많은 차와 푸드트럭, 또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있다. 그곳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입부터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삼나무 숲은 우리의 숨을 멎게 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과 고목이

만들어낸 분위기가 일품이다. 그런 신성한 분위기 탓인지 평소에도 많은 웨딩 촬영팀을 만날 수 있다.

                                                  

아쉬운 삼나무 숲이 끝났는가 하면 다시 시작되는 삼나무 미로 길. 청정한 공기와 함께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마셔서인지 기분이 상쾌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숲길은 10킬로미터나 된다. 울창한 나무들에 압도되어 다소 긴장되었던 몸은 새소리도 많이 들리지 않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길에서 편안해진다. 주위를 돌아보며 서서히 걷다가 뛰다가 다시 멈춰서 본다. 오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덕분에 그 길과 많은 나무들을 나 혼자 독차지한다. 오두방정 떠는 나를 묵묵히 바라보고 나의 투정을 조용히 들어주는 나무들 덕에 무한한 행복감이 솟아오른다. 앞서가는 단란한 가족들과 한적한 숲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현재 물찻오름은 자연휴식년제 기간이라 붉은오름까지만 걸을 수 있다. 차를 가져간 경우 원형의 코스가 아니기에 갔던 길을 되오거나, 트레킹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돌아와야 한다.


                                                     

절물 자연휴양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삼나무 숲 앞의 하르방이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그 넉넉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숨이 막히도록 빽빽하게 심어진 삼나무 아래 놓인 나무 데크길이 굽이굽이 아름답다.

'절물'이란 지명의 유래는 옛날 절 옆에 물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 절은 없으나 약수암이 남아있다. 약수터의 용천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제주도는 물이 고이지 않는 척박한 땅이라 벼농사가 되질 않아 소나 말을 키웠는데 그러다 보니 나무가 별로 없어졌다. 녹화사업으로  심은 나무가 삼나무다. 하도 쑥쑥 잘 자라서 제주도 사람들이  쑥대 낭이라고도 부른다.                                                  





빨간 꽃무릇이 아닌 주황색은 이곳 제주에서 처음 본다. 쑥쑥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나무들의 강직함이 믿음직스럽다. 인공적인 면이 없지 않으나 더운 여름 그늘이 필요할 경우나 이슬비 내리는 날에는 비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유로운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니 그동안 짖어대기만 하던 강아지 '만두'가 꼬리를 치며 우리를 반긴다. 그래도 절대로 품에 안기지 않는 의심 많은 녀석. 바쁘고 정신없이 살던 시절, 키우던 강아지가 집을 나간 뒤부터는 하얀 강아지만 보면 그 녀석이 생각이 나서 한번 더 눈길이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솔오름과  아름다운 폭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