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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Sep 25. 2018

쇠소깍에서 큰엉 해안 경승지까지

특이한 지명 '쇠소깍'이 오늘 첫 번째 방문지다. 중산간 일대 현무암 지하의 물이 분출해 급경사로 내려오면서 매끈한 바위를 퇴적시키고 바다 근처에 이르러 긴 웅덩이를 만들어 효돈천이 된다. 그 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 쇠소깍이다. 맑은 옥빛 연못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경치에 빠져 들고 싶은 관광객은 어느새 배에 오른다.

                                                                                    

쇠소깍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오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350여 년 전 이효 마을에 어느 부잣집 귀여운 무남독녀와 그 집 머슴의 동갑내기 아들이 신분상 서로의 사랑을 꽃피우지 못하였다 이에 비관한 총각은 쇠소깍 상류에 있는 남내소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였다 이를 뒤늦게 안 처녀는 남자의 죽음을 슬퍼하며 시신이라도 수습하게 해달라며 쇠소깍 기원 바위에서 100일 동안 기도를 드렸는데 마침 큰비가 내려 총각의 시신이 냇물에 떠 내려오자 처녀는 시신을 부둥켜안고 울다가 기원 바위에 올라가서 사랑하는 님을 따라 '쇠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후 하효마을에서는 주민들이 가련한 처녀총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마을 동쪽에 있는 응지 동산에 당을 마련해 영혼을 모시고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도록 기원을 드리게 되었는데 지금에도 할망당 또는 어드레당이라 불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서연의 집이 카페로 개조되었다. 영화의 장면들을 되새겨본다.  창 너머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 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주소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1889


하얀 겨울, 가장 먼저 꽃 소식을 전해주는 붉은 꽃 '동백나무'. 겨울철 진사들이 찍을 거리를 찾아 헤매다 만나는 반가운 소재 중 하나다. 제철에 가보지 못한 위미리의 동백나무 군락지를 찾았다. 감귤밭 검은 돌담의 울타리 따라 방풍림으로 심어진 동백나무의 수령은 꽤나 되어 보인다. 제주의 모진 바람을 막기 위함이지 않았을까?

추운 겨울 수줍게 푸른 이파리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내민 모습은 앙증맞기 짝이 없다.  하필이면 이 추운 겨울에 피어 변덕스러운 추위라도 만나게 되면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떨어져 버린다.

동백꽃은 피어 있을 때 보다 바닥에 떨어져 나무 아래를 붉게 물들일 때가 더욱 아름답다.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너를 보러 겨울에 다시 와야겠다.





주소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중앙로 300번 길 23-7


서귀포에서 동쪽으로 해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거대한 절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 있다. 제주에서는 언덕을 '엉'이라 하여 이곳의 명칭이 '큰엉 해안 경승지'다. 나무 데크로 이루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바다 바라보기를 끝낸 후에는 바다를 향해 크게 포효하고 있는 사자의 입이 연상되는 절벽 아래 동굴로 내려가 보자.





주소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감싸 안고 있는 동굴 앞에서 무수히 셔터를 눌러대는 내 옆에는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며 세월을 낚고 있는 낚시꾼이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비경 앞에서 그저 할 말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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