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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Sep 27. 2018

배낚시 체험

                                           

그저 육십 평생 일만 하며 사느라 별다른 취미가 없는 남편이 유일하게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낚시다. 그래, 오늘은 남편을 위하여 배낚시를 가는 거야! 물론 인터넷을 통하여 할인 쿠폰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자구내 포구에서 약속시간을 기다린다. 혹시 몰라 멀미약도 먹었다. 오징어를 무척이나 좋아하건만 배도 타기 전에 비릿한 오징어 내음에 벌써부터 속이 울렁울렁거린다.                                                                                                                   


드디어 출항(?)이다. 좀 전 팀들은 봉지에 무슨 생선인지 서너 마리씩 들고나가던데... 우리도? ^^

마음이 들떠서 인지 아름다운 구름과 함께한 어촌 마을이  더욱 평화롭게 보인다.                                               

                                                

낚시의 미끼로 쓸 냉동새우, 해동이 된 새우는 흐물흐물하여 낚싯대에 끼우는 것이 쉽지 않다.                                              


선장님께 낚시하는 법을 간단히 배우고 실전에 들어간다. 요새는 왜 이리 머리 회전이 안되는지 모르겠다.

낚싯대를 어떻게 하라고 했었지? 그저 멍 때리고 있으려니 선장님이 와서 신경질적으로
"아줌마! 낚싯대는 머리 위로 올리지 말라 했죠. 낚싯줄 풀 때만 앞으로 해야지!"하며 호통을 친다.
에고 혼 나서 어지럽고, 흔들흔들 흔들리는 배 때문에 어지럽고 멀미약 먹기를 잘했지...
                                                       

남편은 신이 났다.
"걸렸다~~"
또 다른 사람들의 환호성도 들린다.
나? 그러게?  손의 느낌이란 게 뭔지... 오로지 물살을 느낄 뿐
혹시나 하고 당기면 어느새 새우는 없어져 버렸다.
요놈들이 "먹고 튄다 말이지"                                                  

어렵게 새끼 한 마리를 잡았다. 너무 작아 풀어 주려하자 선장님이 

"한번 낚인 고기는 풀어줘도 못 살아요"
갑자기 미안해졌다. 우리의 재밋거리에 한 생명이 죽어가는구나...
남편의 낚싯대에 걸려오는 물고기들이 비늘을 바짝 세우고 있다.
물통에서 안간힘을 쓰며 파닥이는 그들을 보자 갑자기 죄책감이 몰려온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물고기를 잡은 남편은 꽤나 기분이 좋아 보인다. 나도 덩달아 뿌듯하다.

                                                             


그날의 노을은 아름다웠다. 봉긋한 봉우리에 얹힌 해는 아주 평화로워 보였다. 그날 밤 잡아온 물고기로 나는 매운탕을 끓였고 남편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나는 먹을 수가 없다. 아까 파닥이며 나를 보는 그들이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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