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베츠, 지옥계곡
지다이무라는 에도시대를 테마로 만들어 놓은 일본의 민속촌과 같은 곳이다. 길게 늘어선 다양한 상점과 일본 특유의 목조저택이 늘어선 거리에는 기모노를 입고 이상한 머리스타일에 두건을 맨 일본인들이 우리를 맞고 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에도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다양한 건물들은 무섭다기보다는 우습기만 했던 귀신의 집도 있고, 어떻게 설계한 것 인지 어지럽고 미끄러질 것 같아 기둥을 붙들고 다녔던 미로도 있고, 내내 고양이 소리가 울려 퍼지던 절도 있다.
가이드가 추천해 주어서인지 오이란 쇼와 닌자 쇼에는 한국 사람들로 넘쳐났다.
오이란이란 미모가 뛰어나고 다양한 기예도 있는 유곽에 속한 최고로 높은 여성을 말한다. 상위 계급의 기생인 오이란은 음악 연주뿐만 아니라 전통무용 등에 능숙하다. 단순한 매춘부가 아니라 요정이나 여관에 호출되어 고객의 이야기 상대가 되기도 하고 노래나 춤으로 흥을 돋우고 때로는 성매매를 하기도 했단다.
오이란 쇼는 관객참여형 공연이다. 잇빠치라는 사람이 쇼를 진행하는데 남자 관객 중 한 명을 무대에 올려 쇼군이 되어 담배와 술을 대접받고 일본의 전통놀이인 '도센쿄'(부채를 던져서 목표물을 맞히는 게임)에 도전하게 된다. 코믹하게 이야기와 게임을 하다가 오이란이 춤을 추고는 3.3.3. 박수를 치며 쇼가 끝난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바로 앞 식당에서 토리무시 우동세트라는 것을 먹었는데 단짠의 양념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담백한 요리가 입에 맞을 리가 없었으나 건강에는 좋을 듯하다.
지옥을 연상하게 하는 지옥계곡
노보리베츠는 느푸르빗이라는 아이노어로 흐리고 탁한 강이 흐른다는 뜻으로 온천이 있다는 것이다. 구따라라는 활화산이 폭발하여 지금도 유황천을 마구 뿜어대는 것이 마치 지옥과 같다 하여 지옥계곡이다. 온천수는 유황 성분이 많아 약탕으로 이용되고 있다. 온통 빙판길이라 가까이 내려가 보지는 못하고 전망대에서 그저 눈으로 보고 와야 했는데 조명 켜진 저녁 모습이 더 으스스할 것 같다.
노보리베츠에서 쇼와 지옥계곡을 보고 나니 정말 일본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