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미의 세상 Oct 10. 2018

황우지 해안에서 외돌개까지

올레 7코스

올레코스 중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이국적인 야자수와 해안절경을 번갈아보며 걷는 이 길이 너무 좋다. 길 아래 황우지 선녀탕에는 춥지도 않은지 몇몇 사람들이 그곳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황우지는 황고지(무지개)라는 제주 고어에서 나온 말이다. 무지개 모양의 둥근 해안 절경 때문에  황우지 선녀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황우지선녀탕

남주 해금강(동너분덕)은 정방폭포에서 황우지 절벽 외돌개까지를 말한다. 이곳을 방문한  작가 '조명암'은 해안절경을 노랫말로 만들어 발표하여 보잘것없던 촌락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노래비'까지 세웠었으나 태풍으로 유실되었다 한다.

크고 작은 바위돌들이 얼기설기 놓여있는 길을 걸어 가보니 세찬 파도가 기암절벽을 부서뜨리기라도 할 듯 끊임없이 부딪쳐오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들의 원초적 모습과 푸른 바다 위의 신선바위 문섬 범섬 섶섬, 세연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이 홀로 외롭게 서있는 곳, 외돌개다. 전에 볼 때는 크게 보였던 돌기둥이 아주 아담하게 주변 해안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외돌개는 "장군석"이라고도 부르는데 고려 말기 탐라(제주도)에 살던 몽골족의 목자들은 고려에서 중국 명나라에 제주마를 보내기 위해 말을 징집하는 일을 자주 행하자 이에 반발하여 난을 일으켰다. 최영 장군은 범섬으로 도망간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외돌개를 장군의 형상으로 치장시켜 놓고 최후의 격전을 벌였는데, 목자들은 외돌개를 대장군으로 알고 놀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다.
또"할머니 바위"로도 불리는데 한라산 밑에  어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는데, 어느 날 바다에 나간 할아버지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할머니는 바다를 향해 하르방을 외치며 통곡하다가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외돌개




천지연폭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작가의 산책길'의 한 코스인 칠십리 시공원이 있다. 공원 입구부터 곳곳에 박목월의 밤 구름을 비롯하여 서귀표를 주제로 한 전국 유명 시인들의 시비와 화강암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낭만적인 공원이다. 다음에 제주를 방문하게 되면 이중섭 미술관을 비롯하여 기담 미술관과 소암기념관까지  4.9킬로미터나 이어지는 작가의 산책길을 따라 걸어보고 싶다.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세연교는 서귀포와 새섬을 잇는 다리로 야경이 멋지다 한다. 다리 건너 만난 새섬에는 둘레길이 형성되어 있다.  한적한 길에서 만나는 널따란 바위와 바다가 만들어 낸 풍경 앞에서 가보지 못한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이 연상되었다. 







황우지 해안에서 만나게 되는  12개의 갱도. 일본군이 미군 상륙에 대항하기 위한 자폭용 어뢰정을 숨기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동굴이 하나로 통하게 엮어져 있다 한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본군의 흔적들. 36년 동안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다리가 묵직해져 피로가 몰려왔지만 하루 동안 스쳐 지나간 멋진 장면들이 마음 깊숙이 남아 있다.

제주, 너 정말 아름답다!

매거진의 이전글 억새가 춤추는 따라비오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